국회 상임위 소위를 통과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 관련 법안(국제신문 지난 21일 자 2면 보도)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가 ‘전기를 많이 쓰는 수도권에 요금을 더 많이 부과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룬 만큼 법안 처리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 등의 반발 가능성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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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사상구 감전동의 한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숫자가 오르고 있다. 국제신문 DB |
21일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 등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는 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특허소위)에서 법안명이 같은 2개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을 각각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법안과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2021년 7월 내놓은 법안이다. 2개 법안은 오는 23일 산자중기위 전체회의와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본회의 통과를 위한 첫 번째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이 가운데 차등요금제 도입 관련 내용은 박 의원 법안에만 있다. 김 의원 법안의 핵심 내용은 분산에너지(수요지 인근에서 생산·소비되는 전력)를 확대하는 것이다. ‘차등요금제’라는 조항 자체가 없다. 결국 부산 울산 등 원전 소재지와 수도권 간 전기요금을 다르게 책정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은 박 의원 법안이 통과돼야 가능해진다. 김 의원 법안도 큰 틀에서는 지역 간 전력 공급·수요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박 의원은 올해 상반기 중 법사위 의결, 하반기 중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한다. 이렇게 되면 차등요금제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할 수 있다. 박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안은 시행 시기를 ‘공포 후 1년 뒤’로 명시하고 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본회의 통과 뒤 대통령 재가와 공포를 거쳐 법체계를 정비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데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안 처리가 원활히 진행되면, 불공정 논란을 빚어 온 지역 간 전기요금 체계는 부산 울산을 비롯해 전기를 많이 생산하는 곳과 수도권 등 전력 소비가 많은 곳이 각각 다르게 적용받는 시스템으로 바뀔 전망이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차등요금제 도입을 두고 수도권 의원들의 반대가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등요금제가 시행되면 수도권 시민의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상임위를 통과한 뒤 법사위 등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져 법안 처리가 늦어지거나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지 않으면 차등요금제 도입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이에 원전 소재 지자체와 정치권이 입법을 위해 연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