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제도권 금융 마지노선’인 제2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 대거 제도권 밖으로 내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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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액생계비(긴급생계비) 대출 상담 및 신청이 시작된 지난 27일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대출 상담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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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국 상호저축은행은 대출 심사 기준을 높이는 추세다. 부산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전엔 신용카드 소액대출인 ‘카드론’ 내역이 있어도 대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준이 높아져 카드론이 진행 중이면 대출이 어렵다. 전체적으로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졌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연체율이 올라 더 빡빡하게 내부 심사 기준을 적용한다. 전국적으로 신규 대출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규모 자체도 줄어 서민은 ‘대출 한파’에 힘들어한다. 금융위원회 자료를 보면 전 금융권의 지난해 가계대출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2019년(56조2000억 원) 2020년(112조3000억 원) 2021년(107조5000억 원) 꾸준히 늘었지만, 지난해엔 8조7000억 원 줄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역시 2021년보다 5조9000억 원 감소했다.
지난 1월 고금리 상황에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 업체 10여 곳은 토스 카카오페이 등 중개 플랫폼을 통한 대출 신청을 차단했다. 예가람·대신·고려·DB저축은행 등은 저신용자 정책금융 상품인 ‘햇살론’ 신청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은 “어려운 환경에도 서민금융 창구로서의 역할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에 서민이 제도권의 마지노선이라 여겨지는 제2금융권에서 밀려나면서 불법 대출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사건이 구체적인 사례다. 급전이 필요했던 A씨는 미등록 대부업체에 연 4000%의 살인적 금리에 알몸 사진을 담보로 30만 원을 대출했다. A씨는 모든 이자를 포함해 100만 원을 상환했지만 대부업체는 30만 원을 별도로 갚지 않으면 알몸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업체는 유사한 방식으로 3500여 명에게 최고 연 4000%가 넘는 고리 이자를 챙긴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최근 정부가 출시한 소액 생계비 대출(연 15.9%)에도 최대 100만 원이라도 빌리려는 서민이 몰리면서 예약 첫날부터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동아대 경제학과 정남기 교수는 “금리가 연 15%대인 소액 생계비 대출이 인기를 끄는 것은 그만큼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한 국민이 많다는 뜻이다”며 “합법적 금융사들이 취약계층 대출을 외면하지 않도록 20%로 묶인 법정 최고 금리를 조정하는 등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