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경기가 호전되면서 부울경 제조업 경기 전망지수가 100을 넘겼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15년 1분기부터 부산 울산 경남 등 광역단체별 제조업 전망 지수를 산출한 이래 세 지자체 모두 100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올해 초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한 모습. 산업부 제공

2023년 2분기 업종별 제조업 BSI. 대한상의 제공

2023년 2분기 제조업 지역별 BSI.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5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 :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올해 2분기 부산의 전망치는 102였고 울산은 108, 경남은 101이었다고 밝혔다.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BSI는 현장 기업을 상대로 체감 전망을 조사하기 때문에 기업인들은 대체로 보수적으로 답변한다. 따라서 경기가 좋을 것으로 예측되어도 100을 넘기기 힘든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세 지역 모두 100을 넘겼다. 부울경을 합산해서 제조업 분기 전망을 했던 2014년 4분기에 100을 기록했었고 2014년 3분기에 부울경 합산 106을 기록했다. 2015년 1분기부터 부산 울산 경남 지수를 각각 산출했는데 그때 이후 부울경이 각각 100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부산, 울산, 경남 모두 100을 넘겼다는 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대한상의는 조선업종(조선기자재 포함) 및 산업단지가 밀집해 조선 경기가 지역 제조업 경기를 이끌었다고 본다. 조선사가 ‘수주 랠리’를 펼쳤고 이에 따라 기자재 업체로 파급 효과가 퍼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팬데믹이 완화되기 시작했던 지난해 같은 분기 전망 조사에서도 부산(97) 울산(88) 경남(102) 모두 100선을 넘지 못했다.

대한상의는 “수출 측면에서는 리오프닝(경제 활동 본격 재개)에 따른 중국 내 수요와 생산활동 증가, 내수 측면에서는 계절적 요인과 노마스크 효과에 기업들의 기대감이 컸고 투자세액공제율 상향, 기준금리 동결과 같은 정책적 지원과 통화정책 기조 변화도 경기전망지수의 상승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실내 마스크 전면해제 조치와 중국 특수가 기대되는 화장품(137) 업종이 가장 높게 나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의료기기 수출액이 3조 원을 넘어선 의료정밀(104) 업종 역시 호조세를 이어갔다. 반면 반도체 수요와 가격 하락세가 지속 중인 IT·가전(95)을 비롯해 정유·석유화학(95), 철강(85) 등 수출 주력 품목은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경기전망 수치가 95.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견기업(94.9), 대기업(84.5) 순이었다.

전국적으로 보면 제조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전망치는 직전 분기 대비 20포인트 상승하고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하락한 94로 집계됐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한국 경제는 지금 코로나 엔데믹 상황에서 회복기 전환과 하락세 지속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 한일 관계 개선, 마스크 해제 등 대내외 호재 요인들이 실제 내수소비 활성화와 수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소비 진작 대책과 수출기업 애로 해소 및 지원 방안을 맞춤형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