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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가스公 "요금 인상 미루면 사채 한도 초과·미수금 13조"

'에너지 공기업 경영상황 긴급 회의' 개최

한전 "사채 한도 초과→전력 공급망 위태"

가스공사 "올해 말 미수금 12조9000억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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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조정이 지연되면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가스공사의 재무 위기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전은 사채 발행 한도를 초과해 전력 공급망이 위태로워지고 가스공사는 올해 말 미수금이 13조 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정이 지난달 31일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을 보류한 상황에서 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박일준 산업부 2차관 주재로 ‘에너지 공기업 긴급 경영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요금 조정 지연에 따른 리스크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정승일 한전 사장과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한전은 “전기요금을 통한 원가 회수율이 약 70%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달 4회(평균 9일 간격) 발전사에 지급하는 전력구입 대금을 사채로 조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전기요금 조정이 상당 기간 지연된다면 한전채 발행 규모를 더 늘릴 수 밖에 없다”며 “한전의 경영 실적 악화가 조달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한전채 쏠림 현상’과 같은 채권시장 교란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한전 적자가 올해도 5조 원 이상 발생하면 내년에는 한전법에 규정된 사채 발행 한도(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5배) 초과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전은 “사채 발행에 차질이 생기면 전력구매 대금과 기자재·공사대금 지급이 어려워져 전력산업 생태계 전반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매년 6조~7조 원 수준인 송·배전망 투자가 위축돼 발전사가 생산한 전기를 수요처에 보내지 못하게 되면 발전소의 출력제한이 확대되고 전력계통의 안정성이 취약해질 우려도 있다.

가스공사는 “가스요금이 인상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 말까지 누적된 8조6000억 원의 원료비 미수금이 올해 말 12조9000억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미수금에 대한 연간 이자 비용이 약 4700억 원, 하루당 13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가스공사는 우려했다.

현재 가스요금을 통한 원가 회수율은 62.4%에 불과해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스공사는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증가, 유럽 국가와의 비축용 LNG 도입 경쟁, 주요 LNG 생산 프로젝트 투자 위축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가스공사의 재정 악화가 LNG 물량 확보 협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한전·가스공사의 재무 상황 ▷물가 ▷국제 에너지 가격 추이를 검토해 빠른 시일 내 전기·가스요금 조정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3일에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참석하는 ‘에너지위원회 민간위원 긴급간담회’를 열고 에너지요금 조정 필요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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