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100명 중 83명 동결 예상
- 일부선 “하반기부터 인하 가능성”
한국은행이 지난 2월에 이어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1, 2월 연속 경기 하강 신호가 뚜렷한 가운데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 초반까지 내려온 만큼 금리를 올려 시장을 위축시키기보다 다시 동결한 뒤 물가·환율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 의견이다. 다만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은 한은에 큰 부담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채권 보유·운용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고 9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을 예상한 이유로 낮아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꼽는다. 물가가 치솟으면 기준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물가는 한은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0.5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올랐다. 지난 2월 상승률(4.8%)보다 0.6%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낮아졌다. 3월은 4.5% 이하로 떨어지고 연말 3%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의 급한 불은 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묶는다면 인상 사이클이 3.50%에서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23일 약 1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인상이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달에도 동결이 결정되면 ‘인상 종결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는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등으로 고조된 글로벌 금융 위기도 한은의 추가 인상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금융투자협회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확산했다. 국내 물가 둔화세도 가시화해 동결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는 여전한 변수다. 금통위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준이 다음 달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만 밟아도 한미 금리 역전 폭은 1.75%포인트까지 커진다. 원화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한국은 미국과 일정한 금리차를 두고 외환 보유고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계속된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상단 기준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역전됐고, 현재 1.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기준금리 차이가 계속해 확대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 유출이 가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