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활용 노력에도 쓰레기 대란
- 하루 12ｔ선별 등 재생원료화
- 관광형태 제2공장 건립 계획

사용량을 줄이고(reduce) 여러 번 쓰고(reuse) 재활용(recycle)하라. 수많은 쓰레기 중 가장 고약한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을 맞은 오늘날 우리가 실천해야 할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3R 행동이다. 하지만 여전히 플라스틱 쓰레기가 줄어들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급증해 이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재사용하는 것을 넘어 이를 자원화해 재생하는 선순환 체계 구축에 세계 각국이 열을 올리고 있다. 유일하게 부산에 본사를 두고 폐플라스틱을 자원화하는 ㈜다경산업의 이준형(43) 대표에게서 폐플라스틱의 가치와 재생 처리 과정 등을 들어봤다.

㈜다경산업 이준형 대표가 26일 폐플라스틱의 재생 처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이 대표는 26일 강서구 생곡자원순환특화단지에 있는 다경산업 본사에서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생은 ‘선택 영역’이 아닌 ‘필수 불가결의 원칙’이 됐다. 프랑스는 2025년부터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는 100% 재생원료로 만들어야 한다”며 “플라스틱 최대 생산 소비자인 다국적 기업도 자사 제품에 재생원료의 사용 비율을 높이고 있어 플라스틱 재사용 없이는 제품의 생산도, 판매도 어려운 시대가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페트용품은 2025년부터 재생원료를 30% 이상, EU는 모든 플라스틱병에 2030년부터 재생원료 30%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 대표는 “이런 흐름 속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골칫덩어리로만 치부하지 말고 어떻게 자원화할 것인지가 국가와 산업계의 당면 과제가 됐다”며 “플라스틱 재생원료의 양과 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다경산업은 하루 12ｔ의 폐플라스틱을 재생원료화한다. 선별·압축, 세척·분쇄, 재생원료 생산으로 이어지는 공정에서 부산자원재활용센터 등 6개 협력업체가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인지를 구분하는 선별 작업에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 대표는 “재생 가능한 폐플라스틱을 선별하는 작업이 힘들지만 플라스틱처럼 생긴 것이라면 일단 무조건 분리배출을 하는 게 좋다. 그래야만 재생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하나라도 더 건질 수 있고, 시민이 정부의 엄격하고 복잡한 폐플라스틱 분리배출 기준을 맞추는 데 따른 심리적 저항감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명한 재질(투명 페트병)의 플라스틱은 재생의 가치가 높으니 반드시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경산업은 폐플라스틱 재사용 공정의 핵심인 불순물 제거에 공을 들여 고도로 정제된 고품질의 플라스틱 재생원료를 만들고자 설비와 기술 도입에 나섰다. 또 지역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재생원료 신기술 개발은 물론 재생원료를 이용한 제품 개발 및 상품화를 시도한다. 의류와 신발 등 다양한 생활 소비재를 재생원료로 만들어 냈다.

다경산업은 폐플라스틱의 재생자원화 과정에 시민이 체험관광형 형태로 참여할 수 있는 제2공장의 건립을 추진한다. 공정 전반을 볼 수 있는 시설과 함께 교육·전시 공간, 휴게공간 등을 넣어 부산시민에게 폐플라스틱 쓰레기의 자원화 과정을 부담 없이 보여주겠다는 게 이 대표의 구상이다.

이 대표는 “플라스틱을 비롯한 쓰레기의 재활용·재사용·재생연료화 공장이 여전히 혐오시설로 인식돼 너무나 안타깝다. 시민,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폐플라스틱이 어떻게 재생연료가 되고 상품화하는지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전국 최초로 부산에 꼭 만들고 싶다”며 “이런 공간은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을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의 슬로건으로 내건 부산시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