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난기류(국제신문 지난 22일 자 12면 등 보도)에 휩싸인 가운데 부산 기업인들이 “에어부산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기업인들이 에어부산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으로 산은 결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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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에어부산 신사옥 전경.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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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24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강 회장이 부산에 왔을 때 에어부산을 아시아나항공에서 분리 매각해주면 지역 상공인들이 인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해도 에어부산은 부산 기업이 인수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에 3조6000억 원가량 공적자금을 지원한 주채권단이다. 장 회장은 인수 방식과 관련해 “지역 상공인들은 컨소시엄을 만들어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도 이런 방식에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지역 상공인들의 요청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가능성이 작았던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상공인들의 인수 의사가 확인된 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불투명한 상황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양 사 결합 때 경쟁 제한이 우려된다는 예비 심사보고서(SO)를 대한항공에 통보했다.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검토 중이라는 미국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양 사 합병이 지연되면서 ‘결합 회의론’도 커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기대 효과를 재고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한투는 보고서에서 “이미 예상보다 인수·합병 일정이 지연돼 연내 승인이 미뤄지거나 예상보다 많은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외항사에 빼앗길 가능성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시간이 지연됐고 해외 당국의 반발도 커진 이상 처음 인수를 결정했을 때 기대했던 효과나 재편 계획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양 사 합병이 어려워지면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에어부산을 매각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산은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 합병 지연이 에어부산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모기업의 합병에 발목 잡힌 에어부산은 코로나19 엔데믹에도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2년 연속으로 신규 운수권도 따내지 못했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12개 국제선 노선 운수권을 에어부산을 제외한 7개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24일 성명을 통해 “국토부가 지역 거점 항공사를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시키고 지역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태우 유정환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