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이른바 ‘빌라왕’ 등 악성 임대인 소유 주택을 두 차례 이상 중개한 공인중개사 10명 가운데 4명은 관련 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부산 등 비수도권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는 제보에 따라 7월 중 완료를 목표로 실태 파악에 나섰다.
30일 국토교통부는 2월 27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수도권 공인중개사 242명을 특별점검한 결과, 99명(41%)의 위반행위 108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중 53건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앞서 국토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는 악성 임대인 명단과 임대차 계약서를 대조한 뒤 이들의 소유 주택 거래에 두 번 이상 관여했던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수사 의뢰된 위반 행위 가운데에는 무등록 중개가 41건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전문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고 세입자가 악성 임대인과 계약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행위를 한 사례는 5건이었다. 행정처분 유형은 등록취소 1건, 업무정지 28건, 과태료 부과 26건 등이다.
 |
| 한 시민이 부산의 부동산 중개 사무소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
이번에 적발된 위법 행위는 다양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높은 전세금을 받은 뒤 ‘바지 임대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의 전세사기에 가담했다가 발각됐다. 당사자는 중개업소 상호·성명 대여 혐의로 수사 의뢰됐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매도인과 짜고 매매계약 후 매수인의 소유권 이전 등기 전에 매도인이 임대차 계약을 맺도록 했다가 들통이 났다. 중개보조원이나 중개알선인 등 무자격자가 중개행위를 하면서 계약서 작성을 대가로 공인중개사에게 일정 금액을 제공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5월 22일부터 부산 등 비수도권 공인중개사 3700여 명을 대상으로 전세사기 의심거래에 대한 2차 특별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조사 완료 시기는 7월 31일이다. 수도권 조사 때와 달리 악성 임대인 소유 주택을 한 차례만 중개했더라도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사기는 발붙일 수 없게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의지”라며 “불법행위에 연루된 공인중개사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