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 미만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내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면 의무 사항을 준수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4월 28일~5월 12일 5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중소기업 중대재해처벌법 평가 및 안전관리 실태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40.8%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일에 맞춰 의무 사항을 준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중 58.9%는 “최소 2년 이상 적용 시기를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받은 50인 이상 중소기업은 절반 이상(50.4%)이 안전 관련 예산·인력을 확대했지만, 34.8%는 여전히 의무 사항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문인력 부족(77.8%)이 가장 큰 이유였다.

중대재해처벌법 내용 중 부담이 되는 것은 ▷안전보건 전문 인력 배치(20.8%) ▷안전보건 관련 예산 편성 및 집행(14.2%) 순이었다. 이에 따라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중대재해가 아닌 ‘상습·반복 사망사고에 한해 형사 처벌’(43.0%)하는 방향으로 사업주 처벌 요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정부가 산업재해 예방 지원 예산을 1조 원 이상으로 확대했지만 관련 사업을 활용 중이거나 활용한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은 16.0%에 그쳤다. ‘어떤 지원 사업이 있는지 잘 모른다’는 응답도 49.5%에 달했다.

가장 도움이 된 지원 사업으로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36.3%)이 꼽혔다. ▷클린 사업장 조성 사업(27.5%) ▷안전 투자 혁신 사업(22.5%)이 뒤를 이었다. 안전 전문 인력 부족 문제와 관련해 업종·규모 등 여건이 비슷한 중소기업이 공동 안전 관리자를 선임하면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 신설을 요구하는 중소기업이 78.8%였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앞두고 50인 미만 영세 중소기업의 우려가 매우 크다”며 “최소 2년 이상 유예 기간을 연장해 준비할 시간을 주고, 현장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