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부산에서 창업해 한때 성공한 바이오기업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신라젠이 부산을 완전히 철수한다.

2019년 8월 신라젠 본사가 압수수색 받는 모습. 연합뉴스

신라젠은 연구개발(R&D) 인력 간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부산 사무소(북구 금곡동 부산지식산업센터)를 폐쇄하고 모든 기능을 경기도 용인시 소재 광교 연구소로 통합한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신라젠은 2020년 3월 부산 북구에 있던 본사를 서울로 옮겼다. 당시 부산 사무소와 경남 양산부산대병원에는 연구센터는 남겨뒀다. 2020년 9월 부산에서 서울 여의도로 본사를 이전했다가 지난해 2월 다시 본사를 서울 중구 소공동 한화빌딩으로 옮겼다.

실제로는 기업부설연구소로 등록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연구소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신라젠은 이번에 판교 연구소를 광교로 옮기면서 부산 사무소 폐쇄를 택했다. 신라젠은 또 미국 자회사 신라젠 바이오테라퓨틱스(샌프란시스코 소재)도 인근으로 확장 이전했다. 신라젠 바이오테라퓨틱스는 주로 임상,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 기관 대응, 사업개발, 협력기관과의 네트워킹 등을 담당한다.

신라젠 관계자는 “연구개발 분야가 물적·인적 확장을 거듭하고 있기에 연구 시설에 대한 확장 이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연구소 및 미국 자회사 확장 이전이 우수한 연구개발과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져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2006년 1월 부산대 산학협동관에서 출발했고 이듬해인 2017년 11월 부산 북구 금곡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신라젠은 부산시의 모태펀드 투자를 받으며 급속도로 성장했고 한때 코스닥 시총 2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핵심 플랫폼 기술이었던 펙사벡(암세포 치료제)은 일부 임상에서 실패한 것으로 판명 났다. 또 문은상 전 대표 및 전임 경영진이 미공개 주식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신라젠 신화’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도 바뀌었다. 2021년 7월 엠투엔은 제 3자 배정 유상증자(규모 600억 원)를 통해 신라젠 지분 20.75% 지분율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달 기준으로 엠투엔은 신라젠 지분 18.23%를 갖고 있다. 엠투엔 최대주주는 디케이마린이다. 디케이마린 최대주주는 서홍민 대표이사다. 서홍민 대표이사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처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