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권 거주 경제적 만족도 우위

- 임금 27만 원·고용률 7%P 높아

- 비경제적 지표선 부울경이 앞서

- 여가시간 등 많고 스트레스 낮아

- 삶의 질 균형 맞추는 정책 절실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과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의 청년(19~39세) 중 누구의 삶의 질이 더 나을까. 사회·경제·인적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일극체제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동남지방통계청이 28일 이 같은 물음에 답을 내놨다. 조사 결과 ‘경제적 삶의 질’은 수도권 청년, ‘비경제적 삶의 질’은 동남권 청년이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에 서울 경기 인천으로 ‘탈출’을 선택한 동남권 청년이 수도권에서는 주관적 삶의 질을 보장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남지방통계청이 이날 ‘동남권 vs 수도권, 어느 청년의 삶의 질이 더 나은가’ 자료를 발표했다. 동남권과 수도권 청년이 실제 경험하는 생활 조건과 이에 대한 주관적 만족도를 비교·분석했다.

경제적 삶의 질은 ▷지역내총생산(GRDP) ▷청년인구 비중 ▷생산연령인구 ▷가구당 처분가능소득 ▷순자산 대비 부채 비율 ▷주택 임대료 비율 ▷고용률 ▷실업률 ▷월평균 임금 등으로 계산했다. 비경제적 삶의 질은 ▷통근 시간 ▷여가 시간 ▷사회적 고립도 ▷자살률 ▷소득 만족도 ▷스트레스 인지도 ▷생활환경 만족도 ▷행복감·우울감·걱정 등을 평가에 반영했다.

■ 경제적 궁핍이 지역 이탈 원인

조사 결과 경제적 삶의 질을 구성하는 항목 중 지역별 GRDP 비중(2021년)은 동남권이 13.9%로, 수도권(52.8%)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두 지역 간 격차는 2012년 32.7%포인트에서 2021년 38.9%포인트로 갈수록 커졌다. 1인당 GRDP(2021년) 역시 동남권은 3700만 원으로, 수도권(4200만 원)보다 500만 원이나 적었다. 청년인구 비중(2022년)은 심각성을 키웠다. 동남권은 13.5%로 수도권(54.5%)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동남권에 청년이 부족하고 유출이 가속한다는 의미다. 동남권의 생산연령인구(2022년) 역시 69.4%로, 수도권(73.1%)은 물론 전국 평균(71.0%)보다 비율이 낮았다. 동남권에 일할 수 있는 인구가 빠르게 감소한 결과다.

소득에서 세금·보험료 등을 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금액도 동남권이 열악했다. 동남권 가구당 처분가능소득(2022년)은 4700만 원이었다. 이 또한 수도권(5600만 원)과 전국 평균(5200만 원)에 못 미친다. 반면 부채 비율(2022년)은 동남권이 더 높았다. 동남권은 20.8%, 수도권은 20.2%로 집계됐다.

청년의 고용률(2022년)은 동남권(63.8%)이 수도권(70.3%)보다 7%포인트 가까이 낮았다. 반대로 청년 실업률(2022년)은 동남권(5.2%)이 수도권(4.2%)보다 1%포인트 높았다. 월평균 임금(2022년)은 수도권(290만 원)이 동남권(263만 원)보다 27만 원이나 많았다. 임금 격차는 2013년 이후 계속 커지는 추세였다. 동남권 청년의 경제적 궁핍함이 거의 모은 통계에서 확인된다.

비경제적 삶의 질은 동남권 청년이 오히려 낫다는 평가가 나왔다. 동남권 청년의 통근 시간(2020년)은 27.2분으로, 수도권(39.1분)에 견줘 여유가 있었다. 하루 평균 여가 시간(2022년)도 동남권 청년(5.0시간)이 수도권(3.9시간)보다 많았다. 동남권 청년의 사회적 고립도(2021년)는 9.9%로 파악돼 수도권(10.7%)보다 낮았다.

청년의 스트레스 인지율(2022년)은 동남권 43.9%, 수도권 46.9%로 집계됐다. 생활환경에 만족(2022년)하는 청년도 동남권(51.1%)이 수도권(42.8%)보다 많았다. 또 동남권 청년은 삶의 만족도(2022년) 점수를 10점 만점에 7.1점으로 매겼고, 수도권 청년은 6.4점을 줬다. 청년의 행복감(2022년)은 동남권이 7.5점, 수도권이 6.6점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우울감(2022년) 수도권이 3.6점으로, 동남권 2.5점보다 높았다.

이처럼 비경제적 삶의 질을 구성하는 주관적 지표에서 전반적으로 동남권이 나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청년 자살률(2021년)은 동남권이 10만 명당 26.8명으로, 수도권(23.3명)보다 높았다.

동남지방통계청은 “동남권 청년이 일자리 기회와 높은 소득 등 경제적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을 선택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 청년의 비경제적 삶의 질은 오히려 더 낮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제적 삶의 질과 비경제적 삶의 질의 균형을 맞추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