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와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내부 관계자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 외부 전문가를 동원해 대대적인 조직 점검에 들어간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에도 ‘면피용 대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LH는 무량판(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형태) 구조 부실 시공이 확인된 15개 아파트 단지의 설계·시공·감리 관련 업체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지난 4일 경찰청에 요청했다. 특히 수사 의뢰 대상에는 LH 지역본부에서 감리 감독을 담당하는 직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직원의 경우 자체 감사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인 점을 고려하면 LH의 이 같은 조치는 이례적이다. 이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사회의 부정적인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내부 감사가 결국에는 봐주기식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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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사장 주재 회의에서 최근의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와 관련해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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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LH는 외부 기관에 의뢰해 조직 진단을 추진하기로 했다.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가 방만한 조직 운영, 시행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 퇴직자에 대한 ‘전관 특혜’ 의혹 등에서 비롯된 만큼 외부 전문가를 통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LH 수뇌부의 판단이다. 또 이번 진단에서는 방만한 경영을 해소하기 위한 조직 축소 방안, 2009년 LH 통합 전 기관인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출신 간 갈등 봉합 대책 등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LH 측은 “이런 작업을 통해 조직 정비를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 분야별 책임자는 어떻게 정하는 것이 좋을지 등을 전반적으로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LH의 조직 점검 노력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큰 사안이 생길 때마다 재발 방지책을 내놓고 있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LH는 2021년에도 내부 직원의 땅 투기 사건이 터지자 임직원의 토지 매매 제한 등을 담은 혁신방안을 수립한 바 있다. 당시 LH는 국민의 공분을 의식해 ‘조직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가 발생하면서 전관 특혜 의혹 등이 다시 불거지자 LH가 과연 조직 혁신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의 시선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