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NG 기자재’ 국내 유일 시험평가
- 암모니아 연료공급장치 상용화 진행
- 미래전략본부 신설 대외협력 강화

“‘조선기자재업계 최후의 보루’라는 각오로 기업과의 소통과 신뢰 강화를 위해 기업에 먼저 다가가겠습니다.”

배정철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장이 연임 후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2020년 7월부터 지난 3년간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을 이끌어온 배정철 원장이 최근 연임을 확정했다. ‘번호표를 들고 기다린다’고 할 정도로 기관장 후보들이 줄을 서 있는 해양수산분야에서 그의 연임은 이례적이다. 9대 원장으로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배 원장을 부산 영도구 KOMERI 원장실에서 15일 만났다.

“첫 임기를 시작할 때는 내부 정상화에 집중했습니다. 이제는 연구원 본연의 임무인 ‘산업계 지원’에 신경 쓰라고 연임된 것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임기동안 배 원장은 노사 갈등으로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무너진 경영시스템을 바로잡고 일하는 분위기로 바꿔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가 공동 출연해 10년간 2540억 원이 투입되는 ‘친환경선박 전주기 혁신기술개발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도 거뒀다.

새 임기 가장 큰 숙제는 ‘넷제로’다. 지난달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해운분야 탄소중립을 달성하도록 결정함에 따라 친환경 조선해양기자재 개발은 더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KOMERI는 이미 ‘LNG기자재 종합시험설비’를 구축, 관련 기자재를 시험평가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지원기관이다. 최근에는 암모니아 연료공급장치 및 엔진 개발을 기업과 함게 개발해 상용화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육상실증센터가 구축되면 관련 선박추진용 모터, 전원공급설비, 전력제어기 등 관련 기자재 개발을 촉진하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지금은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여러 친환경 연료 중 주도적인 연료가 정해지지 않은, 말 그대로 ‘기술적 춘추전국시대’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어느 연료라도 충분히 대응하고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선제적인 기술을 개발해나가겠다”며 “또 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통해 해외시장도 적극 개척할 수 있게 돕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국가별 맞춤 지원이 중요하다. 배 원장은 “그간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개발된 시제품에 대한 시험평가가 주 업무였다. 최근에는 기자재의 선박 탑재를 위한 실증과 해외사업자 지원 수요가 높다”며 “북유럽 일본 등 연구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국제 공동연구도 확대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대외협력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새 임기가 시작되고 대외협력업무를 총괄하는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했다. 국내외 많은 유관기관, 특히 기자재기업조합, 학계뿐만 아니라 지원정책을 수립하는 정부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정부와 기업의 유일한 중간자로서 그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한국해양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선박용 무선 통신장비 제조업체에서 15년간 항해통신 장비 개발 등을 담당하며 연구소장과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어 KOMERI로 옮겨 시험인증센터장, 전기전자본부장, 미래전략본부장 경남본부장 경영기획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09년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 2010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현재 한국조선해양IT학회장, 대한조선학회 부산지부장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