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케일업 기업 공간·인력난 겪어
- 기획·투자 ‘원스톱 지원’ 앱 구현
- 기존 정책 연계 등으로 해결 가능
- 선배 창업가 멘토링 확대도 중요

“부산은 과거 대한민국 산업의 발원지이자 중심지였습니다. 삼성 LG 미원 등 굴지의 기업이 부산에서 태동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부산에서 대기업을 찾을 수 없습니다. 부산은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스타트업’이라는 원동력을 통해 발전해야 합니다.”

14일 ‘2023 부산시민대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KNN 스튜디오에서 ‘창업도시 부산을 위한 창업,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형철 부산시의원, 김상환 한국기술벤처재단 창업성장센터장, 유승엽 부산테크노파크 디지털혁신창업단장, 강석호 마이스부산 대표, 권영철 단디벤처포럼 대표, 성희엽 부산시 수석정책보좌관. 전민철 기자

14일 2023부산시민대토론회 세션1 발제를 맡은 유승엽 부산테크노파크 디지털혁신창업단장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창업도시 부산을 위한 창업·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방안’을 주제로 현안과 발전 방안을 설명했다. 유 단장은 우선 창업·투자 생태계 구성원으로부터 들은 애로 사항을 전했다. 그는 “스타트업 대표들은 스케일업 기업인 경우 입주 공간과 인력 수급이 어렵다고 한다. 공공기관 구매와 네트워킹 기회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며 “투자자와 출자자도 지역 특화 산업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역 창업·벤처투자 생태계를 확장시키기 위해 ‘전방위적 기술금융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단장은 “권역별 특화 전략과 투자 역량에 대한 지원, 선순환 투자 재원 마련 등을 한번에 진행하는 ‘부산형벤처투자플랫폼’을 애플리케이션 형식으로 구현하는 것이 창업·벤처업계 발전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성희엽 부산시 정책수석 보좌관을 좌장으로 진행된 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부산시의회 김형철(연제2·국민의힘) 의원은 ‘공간’과 ‘투자’가 갖춰진다면 부산이 ‘글로벌 창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창업을 위해선 공간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자금이 필요하다”며 “부산은 여러 정책이 분산돼 있는데, 이를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 시와 KDB산업은행 등이 ‘부산형혁신창업타운’을 만들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부산만의 모펀드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환 한국기술벤처재단 창업성장센터장은 문화와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김 센터장은 “창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창업교육을 도입해야 한다”며 “교육을 통해 학부 시절부터 고민을 거듭해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초기 단계 투자와 네트워킹을 확대해야 한다. 실패해도 제도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석호 마이스부산 대표는 공공 구매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강 대표는 “부산에서 스타트업에 노력을 쏟는 것은 안다”며 “하지만 지역 시장은 수도권과 비교해 제품을 처음 테스트할 기회가 적다. 공공구매로 업계 반응을 알게 되면 제품이 더 보완될 수 있다. 시장이 부족한 만큼 공공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철 단디벤처포럼 대표는 선배 창업가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권 대표는 “청년은 창업 의지는 있지만 방법론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산전수전을 겪은 선배가 멘토링한다면 후배 창업가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며 “기술 창업뿐만 아니라 로컬크리에이터 창업 펀드에 대폭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온라인 댓글을 통해 관광 창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을 비롯해 창업도시 현실에 관한 우려 등 수백 건의 의견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