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나라 어업 발전을 위해 현재 1500여 건에 이르는 각종 규제를 2027년 말까지 50%가량 줄이기로 했다. 불법 수산물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체계도 구축,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지킨다.

해양수산부는 21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9회 국정 현안 관계 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어업 선진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국제 수준의 어업관리를 통해 우리 어업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해수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 어업은 115년 전에 만들어진 수산 관계 법령을 바탕으로 영위되고 있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수정되기는 했으나 복잡하고 다양한 규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 때문에 어업 생산성 하락·자원 남획 등이 지속되면서 어업 현장의 비효율성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8일 해수부 기자실에서 ‘어업 선진화 추진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수부 제공

이에 해수부는 어업 제도의 틀을 전환해 이 같은 위기를 헤쳐 나가기로 했다. 우선 해수부는 어업인의 편의와 조업 효율성을 높이고자 1529건에 이르는 기존 규제(41개 업종당 평균 37건)를 2027년 말까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 세부적으로는 현재 5ｔ 미만 어선에 적용되는 ‘어선 기관 비개방 정밀 검사’ 대상을 올해 하반기 중 10ｔ 미만 연안어선 전체로 확대, 실뱀장어 안강망 어업에 선박 형태의 무동력 바지선 사용 허용 추진, 마을어장 수산물의 효율적인 포획·채취를 위해 어업잠수사 입수 허용 등이다.

해수부는 이와 함께 총허용어획량( TAC) 중심의 시장친화형 어업관리 기반을 구축, 2027년까지 모든 어선에 대해 이 제도를 전면 도입한다. 이렇게 되면 자원량이 회복돼 장기적으로 어업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 아울러 국제어업 관리방식에 부합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세부 내용은 ‘한국형 어획 증명제도’ 도입으로 국내외 불법 수산물 유입 사전 차단, 소비자가 수산물의 생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 구축 등이다. 한국형 어획 증명제도는 연근해 어업인이 위치 및 어획량 보고 등을 마친 적법한 어획물에 대해서만 확인서를 발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다.

해수부는 대책이 제대로 추진되면 조업 편의 및 효율성, 어가 수익, 자율성 향상 등의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 정확한 어획 위치와 시기 파악 등이 가능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한 국민 불안감 해소뿐 아니라 우리나라 수산물 소비 촉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불법 행위 단속체계 효율화를 통한 행정관리 비용 절감, 국제 규약 준수로 수산 선진국 도약 발판 마련 등도 달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이번 대책의 초점은 낡고 경직된 규제 위주의 어업 관리체계를 국제 수준에 맞춰 효율적으로 바꾸는 데 맞춰져 있다”며 “115년 만의 대변혁, 5년간의 담대한 도전을 통해 우리나라가 수산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