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민간 투자 방식으로 진행 중인 ‘부산항 신항 선박 수리조선 건설사업’의 제3자 제안 수렴 일정을 중단했다. 최초 사업 제안자가 진행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기획재정부에 분쟁조정 신청을 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부산지역의 대형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사업 방식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해수부가 이를 무시, 이 같은 사태가 생겼다는 점에서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해수부는 7월 27일부터 시작했던 부산항 신항 수리조선 민간투자사업(BTO) 제3자 제안 공고 일정을 지난 19일 자로 중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 일정이 재개될지는 분쟁조정 처리결과에 따라 추후 공고하겠다고 덧붙였다. 민간투자법에 따르면 분쟁조정 처리 기간은 신청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로 규정되어 있다. 제3자 제안은 다수 사업자로부터 특정 사업의 건설·운영 계획을 제안받아 이 가운데 가장 우수한 것을 선택하는 절차다.
업계에 따르면 7개 업체로 구성된 최초 사업 제안자는 기존에 공고된 사업방식(BTO·수익형 민자사업)에 문제가 있다며 해수부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하자 최근 기재부 민간투자사업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 신청을 했다. 이들은 처음 제안 때와 같이 BTO-a(손익공유형 민간투자) 방식을 채택해야 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전문가의 의견을 얻어 분석한 결과, BT0 때는 ‘비용 대비 가치’(VFM) 수치가-20%로 나타났다며, 이렇게 되면 경제성이 현저하게 낮아 연합체(컨소시엄) 구성조차 힘들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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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 신항 수리조선 민간투자사업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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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020년 실시된 민자격격성조사에서는 BTO-a의 경제성 분석(B/C) 수치가 0.86으로 기준치(1.0)보다 다소 낮았으나 종합평가(AHP)에서 0.509(기준치 0.5)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 등은 사업 초기 투자위험 분담금 발생 우려 등을 근거로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며 기재부와 해수부 등에서도 이를 수용해 사업 방식을 BTO로 변경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사업 방식 전환은 전문기관의 의견을 참고해 결정한 것인 데다 지난 7월 BTO를 전제로 기재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의결을 완료했기 때문에 최초 제안자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했다. 해수부가 일방적으로 계획을 확정한 것이 아닌 만큼 절차 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안이 기재부 분쟁조정위로 넘어가면서 갈등이 더 커짐에 따라 해수부가 최초 제안자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는 것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체 측은 분쟁조정 신청에서도 수긍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해수부는 제안서 평가를 바탕으로 우선협상 대상자 지정, 협상 및 실시계획 승인 등이 제대로 진행되면 사업이 2025년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그러나 제3자 제안 공고 일정이 일시 중단됨에 따라 차후 절차도 순차적으로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게 되면 사업 지연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부산항 신항 선박·조선 건설사업은 지난 2009년 당시 국토해양부의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에 반영된 이후 14년 만인 지난 7월 기재부의 승인을 받았다.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 부두 남측 수역에 선박 수리·개조를 위한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총사업비는 4067억 원으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