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일어났던 항공기 ‘개문 비행’ 때 아시아나항공의 초동 대응이 전반적으로 부실했다는 결론이 났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시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당국은 아시아나항공의 당시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판단, 이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한편 시정 조치 및 불법행위 발생 방지를 위한 개선 권고 처분 등을 내렸다. 국토부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여객기 착륙 직후 문을 연 승객의 신병을 즉각 확보하지 않았고, 불법 행위를 인지했음에도 당국에 뒤 늦게 보고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국토부 조사서를 보면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객실 승무원은 비상문을 연 승객 이 모씨와 같은 열에서 3m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이 사실을 즉각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후 조사에서 이 승무원은 당시 비상문이 오작동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승무원의 행동이 ‘안전 운항을 위해 승객의 동향을 감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 업무 교범’을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고의적인 업무상 과실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사건이 발생한 A321 기종의 비상문 잠금장치가 이 씨가 앉은 자리(31A)에서 왼손을 조금만 움직여도 조작이 가능했으며 이 씨 옆자리 승객들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만큼 개문 행위가 순간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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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비상문이 열린 채 대구공항에 착륙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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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국토부는 아시아나항공이 사건 발생을 인지한 후에도 즉각 이 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언급했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이 씨는 여객기가 낮 12시 37분께 착륙한 직후 기내에 있던 의사로부터 진료받았다. 이 의사는 오후 1시 1분께 여객기에서 내리며 객실 사무장에게 ‘이 씨가 비상문을 열었다고 혼자 중얼거렸다’고 전했다. 사무장은 전달받은 의사의 발언을 공유하고자 대구공항 지점 사원을 무선으로 호출했지만 이 사원은 부상 승객을 수습하는 바람에 즉각 응답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씨는 공항 청사 외부에 10여 분간 머물다가 동행한 아시아나항공 지상직 직원과 대화하던 중 범행을 자백해 경찰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피의자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사무장은 사건 정보를 대구지점 등에 긴급 전파·보고하거나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려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피의자를 구금·제압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객 청사 바깥에 머물게 해 도주할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되게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 같은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체 보안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항공사에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항공보안법 조항을 적용, 아시아나항공에 과태료 처분을 했다. 아울러 기내 승객 동향 감시 소홀, 부서·직원 간 상황 공유 미흡, 피의자 신병 확보 조치 부적절 행태와 관련해서는 시정 조치를 하게 하는 한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기내 불법행위 초동 대응 미흡에 대해서는 관련 교육과 훈련을 실시할 것 등을 권고했다.
지난 5월 26일 낮 12시 35분께 700~800피트(약 213~243m) 상공을 날며 착륙을 준비하던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8124편에서 비상문 잠금장치를 임의로 조작해 출입문을 열었던 이 씨는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