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로 나가는 과정에서 여권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실된 여권은 국제 범죄 행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황희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양천갑)이 외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9월 3일까지 10년간 100만5559개의 여권이 분실 신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개인 부주의로 인한 사례가 96만2831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여권 도난(4만434건)과 강탈(2294건)도 적지 않았다.
여권 강탈이 가장 집중된 곳은 필리핀(311건)이었다. 다음으로는 프랑스 189건, 미국 133건, 이탈리아 58건 등의 순이었다. 여권 도난이 자주 발생한 곳은 프랑스(4713건), 스페인(4249건), 미국(3642건), 이탈리아(2580건) 등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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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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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분실 사례는 다양했다. 개인 부주의 외에 여행사나 안내자가 통합 보관하고 있다고 도난을 당하기도 했으며, 밀매조직들이 의도적으로 접근해 절취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강도·폭행으로 인한 강탈 사례도 자주 발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행객, 유학생, 교민들이 브로커의 꼬임에 빠져 여권을 고가에 밀매한 뒤 허위로 분실신고 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문적인 여권 위조·밀매조직이 출현하면서 여권 탈취수법이 점차 교묘화, 지능화하고 있는 점도 우려를 더해준다. 특히 여권 밀매 가격이 수백만 원에 이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행객의 현금보다는 여권을 노리는 범죄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는 신체적 상해까지 발생한다.
황 의원은 “비자 없이 우리나라에서 곧바로 갈 수 있는 국가가 많기 때문에 한국인의 여권은 상당히 비싼 가격에 거래돼 소매치기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분실된 여권은 각종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