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점 변경으로 논란이 됐던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관련, 국토교통부가 대안 노선의 B/C(비용 대비 편익)이 예비 타당성 조사 노선보다 우수하다는 자료를 내놔 배경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확성 여부를 두고 정부와 야당 간에 진실 공방이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국토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예타 노선과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검토한 대안 노선의 경제성 비교를 위해 진행했던 B/C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양서면이 종점인 예타 노선은 27㎞, 강상면이 종점인 대안 노선은 29㎞다. 국토부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두 노선에 대한 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수용, 관련 용역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B/C 분석은 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편익과 투입 비용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비교하는 평가 방식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경제성이 크다는 뜻이다. 1.0 이상이 나오면 경제성이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국토부는 노선별 사업비와 유지관리비를 합해 투입비용을 산출했다. 또 노선별 개통에 따라 절감되는 통행시간, 차량 운행 비용, 교통사고 비용 등을 합쳐 편익을 구했다. 비용 및 편익을 산출하는 기준은 양 노선에 동일하게 적용했다.
그 결과 B/C 분석은 예타 노선 0.73, 대안 노선 0.83으로 산정됐다. 대안 노선의 B/C가 약 0.1 (13.7%) 더 높다. 사업비 부문에서는 예타 노선 2조498억 원, 대안 노선은 2조1098억 원로 산정됐다. 이는 대안 노선이 적용되면 예타 노선에 비해 연장이 2㎞가량 늘어나고 교량 및 터널 숫자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교량 및 터널 연장은 감소하는 데다 지형 여건이 좋아 사업비는 600억 원(2.9%) 정도만 증가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하루 교통량은 예타 노선 2만7035대, 대안 노선 3만3113대로 추정됐다. 또 두 노선은 모두 주변 도로(국도 6호선·국지도 88호선)의 교통량을 감소시키지만 대안 노선이 채택되면 주변 도로 교통체증 완화에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이 제시됐다.

이런 점을 근거로 국토부는 대안 노선이 예타 노선보다 사업비가 더 많이 들지만 교통량 등 다른 상황을 고려하면 B/C가 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장관은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동일한 시점 구간, 기준을 적용해 분석했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하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이 결과에 대한 제3의 전문가 검증을 국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은 특혜 논란 등으로 인해 사업이 일시 중단될 만큼 민감한 사안인 터에 국토부가 대안 노선이 예타 노선보다 훨씬 낫다는 결론을 서둘러 내놓은 것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B/C 분석 결과를 앞세워 종점을 바꾼 데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야당에서도 이번에 나온 B/C 분석 결과는 국토부의 입맛에 맞는 자료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이어 더 객관적인 사실 확보를 위해서는 이해관계에서 완전한 자유로운 제3자가 경제성 분석을 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시)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21일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2차 타당성 조사를 부분적으로 다시 시작했다. 용역 수행 기간은 내년 1월까지 12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