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임대주택 입주민은 ‘소유권이 없는 집’에서 오랜 기간 고립되고 배제된 특성상 변화를 꺼린다. 재건축을 비롯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입주민에게 맞춤형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15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도시공사는 올해 처음으로 11개 영구임대주택 단지 110가구를 대상으로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시행했다. 이전에는 신규 입주 가구만을 대상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그린 리모델링은 가구당 28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다. 그러나 수요 조사 결과 2개 단지를 제외한 9개 단지에서 신청 가구가 미달됐다. 영도구 동삼1단지는 5가구를 모집했는데 신청 가구가 하나도 없었다.
덕천2지구 영구임대주택 네이밍 공모 사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부산도시공사는 영구임대주택의 부정적 인식과 낙인효과를 개선하고자 올해 내외부 도장을 계획한 이곳에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려고 했다. 이 단지는 현재 ‘덕천2지구 도개공 아파트’로 불린다. 하지만 입주민 대부분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귀찮다는 의견이 많았다. 변화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어느새 영구임대주택 입주민들에게 주거 환경 개선보다 현상 유지가 더 편한 선택이 돼버렸다. 영산대 서성수 부동산대학원장은 “일반 재건축은 집주인이 재산 가치를 높이는 이득을 얻지만, 소유권이 없는 영구임대주택 입주민에게는 오히려 번거로운 일이 될 수 있다”며 “입주민과 충분히 소통해 주거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설명해야 한다. 상황에 맞는 대가나 해법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