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를 당한 부산지역 피해자들이 ‘저리 대출’을 신청하고 있으나 요건이 까다로워 승인율은 절반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게 추가 요건 완화 등과 같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맹성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구갑)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저리 신규 대출(버팀목 대출) 신청은 378건(471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27건, 경기 86건, 인천 68건 등 수도권 피해자의 신청 건수가 많았다. 부산은 31건으로 전국 네 번째였다.
그러나 실제로 저리 대출이 이뤄진 사례는 34.4%인 130건(168억9000만 원)에 그쳤다. 10명 가운데 7명가량은 요건 미충족 등의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했다. 부산에서도 31건(29억 원) 가운데 15건(14억 원)만 심사를 통과했다. 승인율은 48.4%다. 산술적으로 2명 가운데 1명만이 대출을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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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청에 마련된 전세사기 피해 상담소.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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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세사기 피해자가 기존 대출을 저금리로 바꿀 수 있는 ‘대환 대출 지원’은 저리 대출보다 비교적 순조롭게 운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443건(660억 원)에 대해 대환 대출 승인이 났다. 신청 후 거절된 사례는 9건이었다. 부산에서는 23건(18억 원) 중 16건(15억 원)이 승인됐다. 이에 전세사기피해자들의 이자 부담이 다소나마 덜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기존에 살던 집을 떠나 새 전셋집을 얻어야 할 때 이용하도록 금융권을 통해 저리로 돈을 빌려주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금리는 연 1.2~2.7%이며, 최대 2억4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이전까지 저리 대출과 대환 대출 소득 요건은 부부합산 연 7000만 원이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소득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대출받기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되자 지난달 5일부터는 이 기준을 부부합산 연 1억3000만 원으로 높였다.
맹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지원 보완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지난달부터 버팀목 대출금리 신청 자격을 완화한 만큼 앞으로 대출 승인이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계속해서 대출 실적이 저조하다면 추가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