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작년 부산 전력자급률 216.7%
- 전국 최고치…서울 8.9%와 대비
- 특화지역 땐 산업·기업 유치 용이
- 중복 지원 등 수도권 반대 의식
- 정부 차등요금제 관련 내용 제외
- 울산 등 연대 통한 도입 압박 필요
지난해 5월 여야 합의로 의결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에너지법)은 지역 균형발전의 추진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전력 공급·수요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면 에너지 다소비 산업·기업의 수도권 집중이 완화될 수 있다. 다만 정상적인 시행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제신문은 올해 신년기획으로 법안 추진 배경부터 앞으로 남은 과제까지 분산에너지법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2회에 걸쳐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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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근거가 담긴 분산에너지법이 오는 6월 14일 시행되면 부산의 수도권 기업 유치, 신사업 모델 발굴 등 노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주택 벽면에 붙어 있는 전기 계량기. 연합뉴스 |
■전력자급률 불균형 갈수록 심화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따르면 부산에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 도입 요구가 본격화한 시점은 한수원이 지난해 2월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 기본계획안’을 확정했을 때다. 부산이 사실상 수도권을 위해 전력을 생산하는데, 핵연료에 대한 안전 우려가 더 커지게 됐으니 전기요금 부문에서라도 혜택을 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실제 한국전력(한전)의 공시 자료를 보면 부산지역 전력자급률은 2021년 191.5%에서 2022년 216.7%로 무려 25.2%포인트 급등했다. 역대 처음으로 200%를 돌파한 것은 물론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치다. 자급률이 100% 이상이면 전력 사용량보다 발전량이 더 많다는 뜻이고, 수치가 100%에서 더 올라갈수록 다른 지역에 공급한 전력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2022년 부산 발전량은 4만6579GWh(기가와트시), 사용량은 2만1494GWh였다.
반면 서울 전력자급률은 2021년 11.3%에서 2022년 8.9%로 2.4%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하락세가 더 심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전력 사용량이 인구 집중과 맞물려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력 사용량과 발전량 등 정보는 올해 3월 공시된다.
■특화지역 지정, 부산·울산 총력전 |
| 지난해 3월 울산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제17회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회의’ 모습. 당시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한 8개 시·도지사는 ‘지역별 차등요금제 시행’이 포함된 9대 공동협력 과제를 채택했다. 부산시 제공 |
지역별 전력자급률에 차이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나라 전력 시스템이 ‘중앙 집중형’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부산은 장거리 송전망을 이용해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낸다. 수도권은 부산 울산 등지에서 생산되는 전기로 산업 활동과 일상생활을 영위한다. 부산연구원 최윤찬 부산미래혁신위원장은 “대한민국 인프라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서울 등의 전기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며 “하지만 주민 기피 시설인 원전은 지방에 있다. 발전소 소재 지역이 수도권 전력 수요를 감당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분산에너지법은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추진·제정됐다. 법안에는 ▷직접적인 전력 거래가 가능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근거 ▷수도권처럼 전력자급률이 낮은 지역의 분산에너지 확대를 위한 ‘분산에너지 설치 의무제’ 시행 ▷대규모 전력 수요의 지역 분산을 위한 ‘전력계통영향평가제’ 도입 등 내용이 담겼다. 무엇보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차등요금제 시행의 근거 조항이 포함됐다.
분산에너지법은 올해 6월 14일 시행된다. 이에 따라 차등요금제가 도입되면 부산과 같은 원전 소재 지역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지역 간 전기요금 체계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부산처럼 전기를 많이 생산하는 곳과 수도권 등 전력 소비가 많은 지역에 각각 다른 요금 체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등요금제 다음으로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관련 내용이 기대감을 높인다. 특화지역에 선정되면 지역 내 전력 생산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수요자에게 직접 전기를 팔 수 있게 된다. 지역에 특화된 사업자가 전력을 공급한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저렴한 전기 공급도 가능해진다.
특화지역은 지자체가 신청하면 정부가 심사·지정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28일 박형준 시장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2027년까지 3곳을 목표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발굴하고 지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울산시도 적극적이다. 울산테크노파크 이한우 에너지기술지원단장은 “특화지역으로 선정되면 수도권에 있는 전력 다소비 산업·기업을 유치할 수 있어 지역 균형발전을 가속화하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등요금제 도입 ‘가시밭길’ 예고하지만 차등요금제와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앞서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분산에너지법 시행규칙 제정을 위해 지난해 11월 이해 관계자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하지만 부산 울산 충청 등 발전소 소재 지역이 실질적으로 희망하는 차등요금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산업부가 지난해 말 입법예고에 들어간 ‘분산에너지법 시행규칙(안)’에도 차등요금제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현재 산업부는 분산에너지법 시행과 차등요금제 도입은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정확한 사유는 전해지지 않았으나 수도권 여론 의식, 복잡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의 어려움, 원전 소재 지역에 대한 ‘중복 지원’ 논란 등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다만 시는 시행규칙에 해당 내용이 담기지 않았어도 추후 시가 차등요금제 모델을 직접 구상하거나 관련 플랫폼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면 시행 자체가 백지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가 전력자급률이 높은 지자체와 연대하거나 정부를 향한 제도 도입 압박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부산·서울 전력자급률 추이 단위 : % |
구분 |
부산 |
서울 |
2018년 |
181.4 |
1.3 |
2019년 |
180.4 |
3.9 |
2020년 |
198.2 |
11.2 |
2021년 |
191.5 |
11.3 |
2022년 |
216.7 |
8.9 |
※자료 : 한국전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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