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침체 속 배달비 급등까지
- 온라인식품거래액은 40조 돌파

코로나19 사태 때 급성장한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이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접어든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식 수요 증가와 최대 7000원에 달하는 배달비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13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 중앙대로변에서 배달원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급성장한 배달 음식 시장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식 수요 증가와 급등한 배달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처음 역성장했다. 이원준 기자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음식 서비스’(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326억 원으로 전년(26조5940억 원)보다 0.6% 줄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7년 이후 첫 감소세(전년 대비)다.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2조7326억 원에서 2018년 5조2628억 원, 2019년 9조7354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에는 재택근무 증가 등 영향으로 17조3371억 원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26조1597억 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엔데믹에 따라 외부 활동이 재개된 2022년에는 26조5940억 원으로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고, 지난해에는 더 성장하지 못 한 채 역대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식 수요가 늘면서 음식을 배달해 먹는 경우가 줄었다”고 진단했다.

높은 배달비도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을 줄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돼 지갑이 가벼워진 상황에서 배달비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한 ‘외식 배달비 지수 작성 결과’를 보면 외식 배달비(1건당) 최대 액수는 7000원(외국식)에 달했다. 물론 ‘3000원대’가 47.3%로 가장 많기는 했지만 최대치 기준으로 보면 결코 만만치 않은 액수다.

배달 음식 시장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과 달리 온라인을 통한 식품 거래액은 지난해 40조6812억 원으로 2022년(36조1000억 원)보다 4조5812억 원 늘었다. 해당 거래액이 40조 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7조 원)과 비교하면 23조 원 넘게 급증했다. 팬데믹을 계기로 비대면 거래가 일상이 되면서 온라인 주문을 통한 식품 구입이 급증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전체 온라인 식품 거래액(40조6812억 원) 중 75% 정도는 모바일에서 이뤄졌다고 통계청은 전했다.

이런 추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유통업체 매출 동향 분석’ 자료를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한 비중은 50.5%에 달하며 역대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