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내외의 원양어선 외국인 선원 송출업체는 수수료 및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임금을 차감하거나 보관하는 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또 내국인 선원과 크게 차이가 나는 임금 체계도 개편된다.

26일 해양수산부는 국내 공익변호사 단체인 ‘공익법센터 어필(APIL), 국제비정부기구인 ‘환경정의재단’, 원양산업계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원양어선 외국인 어선원 근로조건 추가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먼바다에서 오랜 기간 조업하는 원양어업 특성상 근로환경 현장 점검이 어려운 데다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신고가 힘든 상황을 고려해 민관이 힘을 합쳐 효율적으로 대처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선박에서 일하는 외국인 선원.

이에 따라 해수부는 우선 원양어선 외국인 선원 임금 지급과 관련해 수수료·보증금 등을 내세워 국내외 송출입 업체가 임금을 보관하거나 차감하는 모든 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어 국내외 사례를 검토한 뒤 노사정 협의를 거쳐 올해 중에 추가 수당 지급, 선원 경력 반영, 국내 선원과의 격차 완화 등이 포함된 임금 기준 개선 방안을 내놓는다.

해수부는 이와 함께 장기 조업하는 참치 연승업은 출항 후 1년 이내 인근 항만에 입항해 선원들이 현지에 체류하도록 하는 것을 의무화한다. 아울러 선원 설문조사를 통해 최소 휴식 시간(하루 10시간·최소 6시간 연속)이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한편 불가피한 초과 근무 때는 보상 휴식이 시행되도록 근로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했다. 이를 어기는 선사에는 어획량 제한 등의 제재가 내려진다.

선장이나 인력 송출업체가 여권을 압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강화된다. 현재에도 외국인 선원의 여권을 대리 보관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많아지자 해수부는 식당이나 휴게실 등 선내 공용장소에 별도 보관함을 설치해 선원이 개인 열쇠를 갖고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이 밖에 해수부 대책에는 선원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무작위 근로 실태 점검, 온라인 익명 체계를 활용한 선원 고충 신고 활성화, 위반 업체 제재 강화 등의 내용도 들어 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이번 방안은 정부와 비정부기구, 산업계가 처음으로 함께 소통하며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외국인 선원의 근로조건이 개선되고 권리 보호가 강화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