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24일 수협중앙회 수장이 됐던 노동진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앞으로 조합원 지원 자금 규모를 3000억 원대로 늘리겠다는 각오를 표명했다. 또 적절한 지원을 통한 어선 감척 사업으로 어족자원 감소를 막기로 했다.

노 회장은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수협 경영 계획과 수산 현안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일선 수협의 경영 개선에 확실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회 차원의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며 남은 임기 3년 동안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 회장.

이를 위해 수협은 지난해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수익성이 나빠진 조합에 대해 우선 이달 말에 1800억 원의 지원 자금을 긴급 투입한다. 이어 향후 이 규모를 3000억 원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초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 노 회장은 해상에서의 특수성은 고려되지 않은 채 육상사업장의 기준을 적용받고 있는 것을 문제점으로 거론했다. 그는 “연간 8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수산업 분야는 어느 산업보다 중대재해 예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장과 매우 동떨어진 법을 지키려다 보니 혼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법에서 요구하는 안전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법 적용 유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동해의 오징어 생산량 급감으로 관련 업종이 큰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서는 한정된 자원에 비해 어선 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어선 감척이지만 정부의 폐업지원금이 너무 낮아 현장의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노 회장은 “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정부가 보상 기준을 상향하거나 지원금에 붙는 세금에 대한 과세 경감, 생계유지책 등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어업인의 동참이 늘어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노 회장은 국가 주도로 해상풍력 입지를 개발하는 ‘계획입지 특별법’에 대한 국회 통과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민간사업자가 입지를 선점하고 수용성을 확보하는 현 법체계에서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을 수 없다”며 “바다 난개발을 예방하고 수산업과 풍력산업이 공존하는 길을 열기 위해 5월 임시국회까지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게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노 회장은 적극적인 이민 정책을 통해 외국인 선원의 어촌 정착 추진, 젊은 층의 어촌 유입을 위한 각종 사업 진행, 용도별 차등 전기 요금 적용으로 어민 부담 완화 등도 남은 임기 중 수행할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