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년 만에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를 도입해 비수도권에서 특히 심화되는 미분양 아파트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또 적정 수준의 공사비 반영 등으로 위기에 처한 건설업을 살린다. 

정부는 2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매입, 임대로 운영한 뒤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분양으로 전환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운용된 이 제도는 해당 기간에 미분양 사업장을 보유한 건설사의 손실 규모를 예상치(30%)보다 훨씬 낮은 7% 내외로 줄이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투자자는 연 6%대의 수익을 냈다. 업계는 이런 점을 들어 기업구조조정 리츠 부활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정부는 이런 여론을 받아들이고, 비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기업구조조정 리츠에 대해 취득세 중과 배제(준공 후 미분양 주택 한정), 취득 후 5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의 세제 혜택도 주기로 했다. 적용 대상은 이날부터 내년 말까지 매입한 주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건설사가 보유한 토지를 3조 원 규모로 매입하기로 했다. 대상은 토지 대금보다 부채가 커 PF(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향후 수익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일) 단계로 넘어가기 힘들거나 자금 마련이 긴급하게 필요한 물량이다. LH는 4월 5일부터 토지 매도를 원하는 기업들로부터 매각 희망 가격을 제출받은 뒤 ‘역경매 방식’을 활용, 희망 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토지를 매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공공부문 공사비 증액으로 건설업계를 지원한다. 규모가 큰 국책 사업들의 정상적 추진을 위해서는 입찰제도를 합리화·유연화해 유찰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미 유찰된 대형 공사는 수의계약 진행 등을 통해 상반기 중 정상화한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PF조정위원회를 상설 운영한다. PF 사업과 관련된 분쟁의 원활한 조정이 목적이다. PF 경색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택 PF 보증 요건을 완화하고 비주택 PF 보증도 상반기 내 조기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방안에는 재건축·재개발 때 조합 등 사업시행자가 공공에 제공하는 임대주택 인수 가격을 올리는 것도 들어 있다.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성을 높이자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