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텐츠 갖춘 사업자 찾기 절실
- 국제입찰로 활로 모색 의견도
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의 핵심 구역인 랜드마크부지(사진) 민간사업자 공모 본입찰이 최근 또다시 유찰(국제신문 지난달 29일 자 10면 보도)되면서 랜드마크부지 개발 향방에 관심이 높다.
22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부산항만공사(BPA)가 최근 진행한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지 내 해양문화지구 랜드마크 부지 개발 민간사업자 공모’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곳이 없었다.
앞서 지난 1월 이뤄진 사전입찰에는 모두 8개 업체가 사전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이 중 적격자는 6곳으로, 6개 업체만 이날 구체적인 개발 계획과 사업 구조 계획을 수립해 본입찰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본입찰에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랜드마크 부지 공모가 유찰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BPA는 지난해 3월 처음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섰으나 본입찰에 한 곳만 응찰해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BPA는 유찰 직후 원인 분석 및 검토, 전문가 그룹 의견 청취, 해양수산부와의 협의 등을 거쳐 당분간 공모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당시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작업을 벌이던 부산시는 지역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조속한 재공모를 요청했고 매각주체는 지난해 10월 또 다시 공모를 진행했다.
사실 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서는 공모가 또 다시 진행되더라도 경쟁입찰이 성립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를 차지했다. 부동산을 비롯한 경기 침체 등으로 대규모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개발 사업 여건이 힘든 상황에서 6000억 원 규모의 예정가격에 건물까지 포함하면 2조~3조원에 이르는 투자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1단계 재개발부지는 전망 등 여러 제약요건이 있어 사업자의 수익성 확보가 힘든 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 고금리 및 고환율 등의 여파로 앞서 추진된 사업도 착공 지연이나 취소가 이어지고 있고 올 하반기에는 다수 건설사의 부도설이 파다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규모도 크고 성공이나 수익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부지 입찰에 누가 간 크게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랜드마크 부지 공모 재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공모가 잦을수록 부지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전체 북항 재개발 사업에 대한 비전이나 타겟 없는 ‘묻지마식’ 공모는 입찰이 성공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유령건물’이 되고 주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를 지향하는 만큼 북항 ‘재개발사업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랜드마크 부지는 ‘국제입찰’을 통해 세계인이 주목할 만한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담은 민간사업자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책연기관 간부 연구원은 “이제 우리나라는 급성장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빨리빨리’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아무나 빨리 찾는 게 대수가 아니라 북항재개발사업 전반의 성공을 이끌고 기여할 수 있는 사업자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페라하우스 인근 랜드마크 부지는 11만3285㎡ 규모로 부지 예정가격만 6083억4367만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