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일(현지 시간)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우리나라(3.50%)와의 금리 차는 2.00% 포인트로 유지됐다.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오는 10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경제 지표는 우리에게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종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위원회의 물가 목표인 2%로 향한 추가적 진전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현 물가 상황과 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 진단에도 불구, 시장이 우려한 더 강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나 조치는 없었다. 파월 의장은 “현 통화정책 수준은 긴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일축했고, 연준은 다음달부터 월별 국채 상환 한도를 축소하는 등 유동성 흡수를 위한 양적 긴축(QT)의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물가의 목표 수준(2%) 안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3일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11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이 확실시된다.통계청이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2.9%로 석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국제유가와 과일 농산물 가격 때문에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돈다. 현재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전체 소비자물가(헤드라인) 상승률은 공급 측면에서 농산물 가격과 유가 등이 들썩인다. 물가뿐만 아니라 불안한 환율 흐름도 한은이 금리를 섣불리 낮출 수 없는 이유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사라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지난달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뛰었다. 이후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1370∼1380원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연준과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도 갈수록 늦춰지는 분위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은 9월, 우리는 11월 정도에나 금리를 낮출 것”이라며 “지금까지 휘발유 가격이 그나마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억제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한은은 올해 인하하지 못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도 “한은이 미국을 보고 10월, 11월 인하할 수 있지만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