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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소송전으로 번진 K-구축함 사업…PK 집안싸움 누가 웃을까

특수선 경쟁 과열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24-05-07 19:17:56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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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重 “기본설계자가 우선”
- 한화오션 “경쟁입찰할 사유 발생”
- 세계 시장 선점, 수주 결과 관심

사업비만 8조 원에 달하고, 130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 세계 특수선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도 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경제적 효과다. 부산 울산 경남(PK)을 대표하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사활을 건 수주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KDDX 기밀 유출 사건으로 불거진 양측의 갈등(국제신문 지난 3월 6일 자 10면 보도)은 연일 맞불 기자회견과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진다. 방위사업청은 연말 입찰에 들어간다. KDDX 수주전 향배에 이목이 집중된다.

양측의 맞불 대응은 점입가경이다. 한화오션 이용욱 특수선사업부장은 지난 2일 서울서 가진 함정사업 설명회에서 “KDDX 사업은 공정한 경쟁 입찰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울산시가 전날 울산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KDDX사업에 HD현대중공업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 원을 들여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해당 사업에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문제는 방위사업관리 규정 제89조다. 이 규정에 따르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수행할 수 있다. 기본설계를 담당한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방산업계에서는 KDDX 수주전은 ‘특별한 사유’가 발생한 만큼 경쟁 입찰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군사기밀 탐지·수집, 누설로 인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가 최종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는 징역 1~2년, 집행유예 2~3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3년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을 8차례 넘게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오션 이용욱 사업부장은 “방산 획득의 기본 골자는 경쟁 입찰이지만, 함정은 예외 사항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굉장히 큰 특이사항이 발생했는데 규정을 따르는 것 자체가 위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고소고발전도 잇따른다. HD현대중공업 소속 직원들은 지난 3일 한화오션 임직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소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3월 서울과 경남에서 3차례 기자설명회를 열어 기밀 유출 사건에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을 주장하며 관련 수사 기록을 공개하고, 국수본 수사를 요청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당시 한화오션이 의도적으로 편집된 수사 기록을 언론에 공개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반박한다.

양 사의 사운을 건 경쟁은 특수선 시장의 천문학적 효과 때문이다. 이번 KDDX사업은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사업이다. 세계시장에 특수선 제작 기술력을 입증하는 무대다. 향후 10년 동안 세계 특수선 시장 규모는 약 1조 달러(약 137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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