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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이거아나] 대왕고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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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정했어요. 지난 3일 벼락같은 소식이 하나 떨어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을 통해 대규모 가스·석유 매장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추 계획을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산유국의 꿈’ 실현 가능성을 대통령의 입으로 직접 호언한 것.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최근 동해 포항 앞바다 수심 2km 심해에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해 작년 2월부터 심층 분석을 했습니다. 분석 결과,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걸과가 나온 것. 정부는 석유·가스전을 찾는 탐사 프로젝트명을 ‘대왕고래’로 짓고 올해 안에 탐사 시추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금은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지 없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단계입니다. 그저 묻혀있을 ‘가능성’을 본 것이죠. 석유·가스전 개발은 물리 탐사→탐사 시추→상업 개발의 단계로 진행됩니다. 현재는 물리 탐사까지만 끝냈고, 이제 탐사 시추를 통해 석유와 가스가 진짜로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친 대왕고래 가스전 후보 해역에서 긴 탐사공을 바닷속 해저 깊숙이 뚫어 실제 석유와 가스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추 탐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해외 전문기관으로부터 이번 탐사 시추 성공 가능성이 20% 정도 된다는 결과를 받았는데, 매장 사실이 확인되면 2027~2028년쯤 공사를 시작해 2035년 상업 개발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대왕고래를 잡으러 동해로 가자는 대통령의 말은 믿을 수 있는 것일까요. 정부는 1개 유망구조 시추에 1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최소 5개의 유망구조를 시추할 계획입니다. 총 5000억 원의 재원이 꾸준히 투입돼야 하죠.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되는데 성공률은 20%입니다. 정부 기관은 20%라는 수치가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의 신뢰가 필요한 일이지만,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프로젝트 자료 일부를 비공개로 전환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원래는 정보공개포털에 자료 상당수를 부분공개 상태로 올려놨는데, 최근 탐사 시추 관련 자료를 비공개로 바꾼 것입니다. 공사는 “개인정보가 포함된 문서 등을 전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야당의 자료 요구에도 기밀사항이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거부했죠. 이는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은 미국 ‘액트지오’를 자문업체로 선정하는 과정과 해당 업체의 전문성 등 관련 의혹이 일자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당초 프로젝트를 함께하던 기업은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였습니다. 우드사이드는 2007년부터 영일만 일대를 탐사하다 지난해 1월 철수했죠. 우드사이드는 “해당 지역의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철수를 결정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우드사이드의 철수는 자체 사업 재조정 때문이지 사업성 여부와는 관련 없다”며 부인했습니다.

떠나버린 우드사이드의 자리를 대신한 회사가 바로 액트지오입니다. 액트지오는 설립된 지 8년 밖에 되지 않은 연 매출 4000만 원의 사실상 1인 기업으로 드러났죠. 게다가 지난해 2월 석유공사와의 계약 당시 1650달러 수준의 법인 영업세를 체납한 것도 확인됐습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낼 태세입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원활히 추진될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합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내년도 예산안에 시추 비용을 반영하기 위해 예산 당국과 협의 중인데,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액트지오 선정의 적절성, 입찰 과정, 사업성 평가 결과 자료 등을 보고 예산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고수 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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