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디지털·스마트 3대 분야
- 韓 조선업 핵심기술 개발 계획
- 10대 선도 프로젝트도 선정

정부가 국내 조선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40년까지 초격차 기술 100개를 확보한다. 이런 계획을 원활히 추진하고자 10대 핵심 프로젝트를 별도로 가동해 민간 기업과 함께 2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암모니아·액화수소 추진선을 상용화하고 자율운항 플랫폼 구축 등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2일 부산 강서구 ㈜파나시아 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K-조선 테크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부산 강서구에 있는 친환경 선박 기자재 업체 파나시아에서 강경성 1차관 주재로 ‘K-조선 기술 얼라이언스’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을 발표했다. 이 얼라이언스(Alliance·동맹)는 미래 조선업의 기술 개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를 중심으로 지난해 12월 출범한 기구다.

2일 부산 강서구 ㈜파나시아 회의실에서 열린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주재 ‘제2차 K-조선 테크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이수태(왼쪽 두 번째) 파나시아 회장 등이 강 차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강 차관은 “국내 조선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갖췄으나 선박 엔진·화물창 등 일부 핵심 기술이 부족하고 기자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 등이 약점이었다”며 “이에 지난 6개월간 산·학·연 전문가 100여 명과 함께 2040년까지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산업부는 ‘2040년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 강국’을 목표로 친환경·디지털·스마트 등 3대 분야에서 우리나라 조선업이 확보해야 할 100대 코어(핵심)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추진 기술 ▷건조 과정에서 고위험·고난도 작업을 대체할 용접·도장 자동화 및 협동로봇 기술 ▷2040년 완전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를 위한 통합 운영 시스템 기술 등이다. 산업부는 “이들 100대 핵심 기술과 관련한 한국의 현 수준은 유럽연합(EU) 미국 등 주요 선도국과 비교해 약 1.7년 뒤처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산업부는 이런 핵심 기술을 차질없이 개발하고 K-조선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기 위한 10대 핵심 프로젝트도 별도로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암모니아 추진선과 액화수소 운반선,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중대형 전기 추진선, 선박용 탄소 포집 장치, 자율운항 플랫폼, 액화천연가스(LNG)·액화수소 화물창 국산화 등이다. 강 차관은 “정부와 민간이 향후 10년간 2조 원 이상을 투자해 이들 10대 프로젝트를 조선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산업부는 이날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와 ‘4대 현장 대응형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대응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조선 3사는 용접 협동로봇, 가상현실(VR) 용접·도장 교육 시스템, 인공지능(AI) 챗봇, 조선사·협력사 생산 협업 플랫폼 등 4대 과제를 공동 추진하고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강 차관은 “민관이 함께 ‘비전 2040’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나간다면 2040년 조선산업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기업의 투자 애로 해소와 선제적 규제 완화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선박용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장치(OCCS)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파나시아 이수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선박이 이동 중에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한다고 해도 막상 항구에 도착하면 이를 수거해 관리·처리할 시설이 부족한 환경”이라며 “탄소중립을 위한 항구 인프라 확충에도 더 관심을 쏟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쇠퇴한 선박 수리 조선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복잡한 문제지만 정부가 살펴봐 주길 바란다. 이대로 가면 중국 선박수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이날 파나시아뿐 아니라 경남 거제 한화오션도 방문해 산업 현장의 안전관리 상황 등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