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승률 둔화했지만 생활물가 급등
- 정부, 과일류 할당관세 연장 추진

지난달 부산지역 전체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2.5% 오르며 3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과일이 40% 가까이 치솟는 등 일상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석유류 물가는 국제유가 오름세 등 영향으로 1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 1일 유류세 인하율이 낮아진 것과 맞물려 기름값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내 과일 매대. 연합뉴스

2일 통계청과 동남통계청이 각각 발표한 ‘2024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부산 소비자물가 지수는 113.71(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올랐다. 이는 2021년 9월(2.4%)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지난달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하 지수 기준)도 2.4%에 머물렀다. 경남과 울산은 각각 2.3%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상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는 물가가 치솟았다. 지난달 부산 신선식품 물가는 15.1% 올랐다. 지난 5월 상승률(18.3%)보다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지역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6배나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신선식품 구성 항목인 신선과실은 지난달 38.3% 급등했다. 배(210.0%)와 사과(54.5%)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이상기온과 작황 부진 등에 따른 과일 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부산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4.1%였다. 지난 5월 상승률(2.9%)보다 월등히 높아진 것은 물론 2022년 12월(6.6%) 이후 1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세로 전환돼 국내 기름값이 오른 데다 지난해 석유류 물가 상승률이 낮았던 기저효과가 지난달 발생했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달 부산 휘발유 물가는 3.8%, 경유 물가는 6.0% 각각 올랐다. 시내버스료(25.2%)와 도시철도료(23.1%) 등 공공서비스를 비롯해 구내식당 식사비(7.4%)와 보험서비스료(15.1%) 등 개인서비스 물가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정부는 전체 소비자물가가 둔화 흐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먹거리 등 민생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커피농축액 등 식품원료 7종에 할당관세 신규 적용 ▷바나나 등 과일류 28종에 대한 할당관세 오는 9월 말까지 연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농업관측 7월호’에서 이달 거래될 배추 무 등 도매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비쌀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이달 배추(상품·10㎏) 도매가격(9000원)은 1년 전보다 11.1%, 무(상품·20㎏) 도매가격(1만5000원)은 21.8% 각각 오를 전망이다. 일부 과일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외(상품·10㎏) 가격은 2만2000원으로 1년 전(2만9761원), 평년(2만3700원)과 비교해 각각 26.1%, 7.2% 내릴 전망이다. 수박(상품·1㎏) 가격은 189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93원)보다 13.4%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