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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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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을철 ‘전력 과잉 공급’ 사태를 막기 위해 앞으로 50여일간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가을에는 날씨가 양호해 태양광 발전량이 많아지지만 전력 수요는 여름철보다 줄어 전기가 남아도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전기는 모자란 것도 문제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도 ‘블랙 아웃’(대형 정전) 사태가 일어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경부하기(최저 전력수요 시기) 발전 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에 대비하기 위해 이달 14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51일간 ‘가을철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을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그간 산업부는 여름·겨울철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해 ‘공급 부족’ 사태를 막는 데 정책 역량을 주로 집중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태양광 발전량 증가 등으로 봄·가을철 ‘공급 과잉’이 전력 계통에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등장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봄·가을철은 냉난방 수요가 높지 않아 많은 발전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기지만 (양호한 날씨로) 태양광 발전 설비의 이용률은 높아진다”며 “이로 인해 낮시간대 발전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전국적인 수급 불균형 현상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대규모 정전 사태를 의미하는 ‘블랙 아웃’은 전력 공급이 부족할 때는 물론 남아돌아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산업부는 오는 11월 3일까지 원전 등 주요 대형 발전기의 정비 일정을 조정해 공급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공공기관 태양광 발전 시설 운영을 최소화하고 석탄 발전소 운영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태양광 발전 설비와 연동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충전 시간도 전기 공급이 많은 낮 시간대로 조정한다.
산업부는 이런 대책에도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으면 태양광 발전소를 포함한 비중앙 발전기의 전기 생산을 정지 또는 감축시키는 출력 제어 조처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 기록을 갈아치운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최저 수요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도 전력수급의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비한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해 전력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