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에 대해 11개월 연속 ‘내수 둔화·부진’ 진단을 내렸다.

고금리 기조로 소매판매 감소세가 지속된다고도 평가했다.

KDI는 10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내수에 대한 KDI의 부정적인 진단은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이어지게 됐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해 KDI와 여전히 온도 차가 큰 상황이다.

이날 KDI는 “ICT(정보통신기술)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제조업 생산이 일시적인 조정에서 벗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인다”고 일단 분석했다.

지난달 국내 전체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7.5% 늘어난 587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다. 반도체 수출액(136억 달러) 증가율은 37.1%에 달했다.

하지만 KDI는 “상품 소비가 미약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이 계속면서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8월 건설기성(불변)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9.0% 줄어 전월(-5.2%)보다 감소율이 더 높아졌다. 건설기성은 건설업체의 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집계한 통계다.

KDI는 “(수주 등) 선행 지표의 누적된 부진을 감안하면 당분간 건설투자는 감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KDI는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그 요인으로 ‘중동지역 분쟁 격화’를 꼽았다. 이스라엘과 이란 등 중동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치솟게 되면 최근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든 소비자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KDI는 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개최(11일)를 하루 앞두고 “고금리 기조로 소매판매의 감소세가 지속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