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법인 승용차를 대상으로 하는 ‘연두색 번호판 부착 의무’를 기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가 현황 파악에 들어간다. 의심 사례가 적발되면 행정적·법적 조치를 진행한다.
10일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부터 적용된 이 제도가 제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승용차의 취득 가격과 기준 가액을 비교하는 등의 전수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 규정을 보면 공공·민간 법인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승용자동차에는 반드시 연두색 번호판을 달도록 했다. 사적 사용이나 탈세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부 법인은 편법 등을 사용해 법망을 빠져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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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액 법인 승용차에 부착하는 연두색 번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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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는 이른바 ‘다운 계약’이다. 수입차는 대개 국내 판매사가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 8000만 원 아래에 판 것처럼 계약한 뒤 나머지 대금은 현금 결제하는 방식이다. 또 차대번호에 기록된 제작 연도를 거짓으로 바꿔 가격을 낮추거나 고가의 차량을 개인 명의로 등록한 뒤 법인용 보험으로 변경하는 등의 수법도 사용되고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편법을 뿌리뽑기 위해 취득 가격은 등록 정보를, 기준 가격은 시가표준액이나 보험 가액 등을 기준으로 삼아 올해 등록된 법인 승용차에 대해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어 편법을 동원했다고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되면 과세당국이나 경찰에 조사·처분을 요청하는 등 엄중히 대응하기로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북 청주시 흥덕구)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16일까지 연두색 번호판을 단 법인 승용차는 1만7936대로 집계됐다. 차종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5327대로 전체의 29.7%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현대차의 제네시스 5276대(29.4%), BMW 3665대(20.4%), 포르쉐 1208대(6.7%) 등이었다.
국토부 측은 “사적 사용 금지 및 탈세 근절이라는 연두색 번호판 부착 제도의 도입 취지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게 전수 조사를 철저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인들은 차를 새로 등록할 때 필요한 공채 매입 요율이 낮은 곳을 찾아 서울보다는 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원정 등록’이라 불린다. 일부 지역에서는 2000cc 이상의 비영업용 승용차를 신규 등록하면 5%의 공매 매입 요율을 적용한다. 반면 서울의 공매 매입 요율은 20%로 다른 곳과 많은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