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를 받지 않는 합성니코틴에 대해 정부가 자체 연구 결과 “유해물질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합성니코틴을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포함시켜 경고 문구 표시와 온라인 판매 제한 등 관련 규제에 나서기로 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진행한 연구 용역에서 합성니코틴 원액에 유해물질(발암성·생식독성 등)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천연니코틴 원액과 합성니코틴 원액의 유해물질 잔류량을 비교분석한 결과 전자에서는 리터(ℓ)당 총 1만2509㎎이 검출됐는데 후자에서는 총 2만3902㎎이 나왔다. 합성니코틴에서 검출된 유해물질 총량이 천연니코틴보다 많았던 것이다.

합성니코틴은 연초가 아닌 화학물질을 합성해 만든 것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에 주로 사용된다. 문제는 합성니코틴이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경고 문구 표시 ▷광고 제한 ▷온라인 판매 제한 ▷담뱃세 부과 등 각종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행 담배사업법상은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한 것만 담배로 인정한다. 전자담배는 액상형과 궐련형으로 나뉘는데 이 중 액상형은 청소년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 25일에는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그룹이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인 ‘노마드 싱크 5000’을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 내놔 논란에 휩싸였다.

현행 담배사업법 기준으로는 BAT 그룹과 같은 특정 사업자가 합성니코틴 원액이 들어간 전자담배를 청소년에 팔아도 처벌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유해물질이 존재한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서 담배사업법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합성니코틴을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포함시켜 규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확정했고 이런 의견을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관련 법안 논의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현재 22대 국회에서는 합성니코틴을 규제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총 10건 발의돼 있다.

21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는 됐으나 “합성니코틴 유해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