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징성 있는 에어부산 뺏길 위기
- 상공계·시민단체 분리매각 주장
- 부산시 통합LCC 본사유치 추진
- 다른 목소리에 공동 대응 빨간불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가 아시아나 항공 계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하면 ‘메가 LCC’로 몸집을 불리게 된다. 지역 입장에서는 어렵게 출범해 키운 우량 기업을 뺏기게 되고 특히 가덕도신공항 개장을 앞두고 거점 항공사가 없어 신공항의 활성화마저 걱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상공계·시민단체와 부산시가 해법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지역의 공동 대응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
| 에어부산 여객기. 에어부산 제공 |
■“진에어, 흡수 후 시장 1위 노려”
1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2년간 독립 운영 기간을 두고 마일리지 통합 등의 화학적 결합을 시도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이 기간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하면 사실상 ‘독과점 LCC’로 커진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0월 국제선 기준 이들 3개 사가 운송한 여객 수는 총 1058만 명으로 1위인 제주항공(714만 명)과 2위 티웨이항공(544만 명)을 크게 뛰어넘는다. 업계가 1강(통합 진에어) 2중(제주항공·티웨이항공)인 과점 구도로 재편되는 셈이다.
에어부산은 지역의 주요 기업이자 거점 항공사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다. 2008년 에어부산 출범 당시 48.98%에 달했던 지역 기업 지분은 에어부산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급격히 줄었다. 현재는 부산시와 지역 상공계 지분을 모두 합쳐도 16% 수준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현재 41.8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에어부산 분리매각 가덕도신공항 거점항공사 추진 부산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대형항공사 합병에 이어 에어부산을 포함한 LCC 통합이 진행되면 지역 거점항공사는 소멸한다”며 “거점 항공사 없는 가덕도신공항을 상상할 수 없다. 정치권은 에어부산을 지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해법 놓고 상공계·시민단체 vs 시
 |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 계열인 진에어는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흡수할 것으로 전망돼 지역 사회 우려가 커진다. 1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와 주기장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있다. 연합뉴스 |
이런 상황에서 지역 상공계·시민단체와 부산시가 추구하는 해법이 다르다. 부산 상공계와 시민단체는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주장한다. 부산상의가 내놓은 성명에는 4년에 걸친 합병 승인 기간 부산 거점 항공사의 존치를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에 답하지 않은 산업은행, 국토교통부, 대한항공에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성명을 보면 산은과 국토부는 합병 심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두 항공사의 결합 승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지역의 요구를 외면했다. 그러다가 결합 승인이 임박한 최근에는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해 기업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부산상의는 “두 항공사의 기업 결합은 산은을 중심으로 한 정책 결정의 산물이다. 자회사 통합과 관련해서도 개별 기업 결정에 맡길 게 아니라 국가기간산업에서의 공적 역할에 대한 무거운 책임까지 고려한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은과 국토부는 결합 승인 이후 에어부산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지역 사회에 분명하게 약속한 만큼 산은, 국토부, 대한항공, 지역 상공계, 부산시 등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부산시는 분리매각 요구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통합 LCC’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는 정부와 대한항공을 상대로 본격적인 설득 작업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은 ‘에어부산 인수 후 합병’이라는 기존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승인 절차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애초 입장에 별다른 변화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