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K-푸드’ 현장을 가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K-푸드’다. 외국으로 팔려 나가는 우리나라 농식품을 일컫는다. 해외 소비자들의 K-푸드에 대한 반응은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전해진다.

자카르타의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치킨 매장에서 현지인들이 주문을 하고 있다. 사진=염창현 기자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농식품 수출액은 81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5억3000만 달러)보다 8.7% 늘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 같은 수출 호조가 통계상 수치에 불과하다며 K-푸드의 실체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지난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대형 매장인 ‘간다리아 시티 몰’에 있는 ‘롯데마트 인도네시아’(48개 매장)를 방문했을 때 우리나라 농식품에 대해 현지인들은 하나 같이 최고라는 표현을 했다.

여성 프리랜서인 이마라(25) 씨는 “한국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라면과 떡볶이를 먹는 모습을 보면서 K-푸드에 매료됐다”며 “지금은 간장게장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배우는 중이라는 스피넬라(여·32) 씨는 한국 딸기와 복숭아 등을 좋아한다고 거들었다. 또 김밥을 직접 만들어본 적이 있다고 자랑했다. 바리스타가 직업이라는 21세 남성 샤후르 씨는 빼빼로 등 한국 과자를 좋아하는 데 지금은 냉면을 먹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조성광 롯데마트 팀장은 “한식 판매대에서는 주말에 인도네시아인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며 “대부분 김밥과 떡볶이는 다 알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를 본 뒤 궁금한 제품에 관해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에 있는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매장에 진열된 한국 제품들. 사진=염창현 기자

지난달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린 ‘2024년 자카르타 인터푸드 박람회’에서 인도네시아인들이 우리나라 업체의 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이런 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보면 K-푸드는 올해 1~10월 인도네시아에 2억1056만5000달러어치가 수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억318만7000달러)에 비해 3.6%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커피조제품 4945만5000달러, 음료 2120만5000달러, 라면 999만1000달러, 과자류 543만2000달러, 딸기 298만4000달러 등이었다.

지난달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린 ‘2024년 자카르타 인터푸드 박람회’에서도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공사는 26개의 부스를 운영하면서 신선식품, 김치, 스낵류, 음료류, 김, 해조류 등을 홍보했다. 그 결과 신선·가정간편식 등의 분야에서는 229건(4200만 달러)의 상담이 진행됐다. 또 건강기능식품 등과 관련해서는 1300만 달러의 계약이 성사됐으며 11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어 11월 16~17일 개최된 ‘2024년 자카르타 K-박람회’에서도 우리나라 농식품 홍보관과 K-푸드 편의점에는 3만 명이 몰리는 성과를 거뒀다. 아이돌 가수 공연, 한국 식품을 활용한 요리 쇼, 떡·달고나 만들기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호감도 및 구매 의향 항목에서 ‘높음’ 이상의 응답은 각각 97.7%와 96.1%나 됐다.

이승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카르타 지사장은 “인도네시아인 대부분이 한식이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보기 때문에 K-푸드에 대한 인지도 및 선호도가 높다”며 “이제 김밥 떡볶이 등은 아주 대중적이어서 현지에서도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K-푸드와 관련해 더욱 다양한 소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