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행거리 조작 못하게 표기 강화

사고 이력이 있는데도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한 중고차가 앞으로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중고차 ‘점검기록부’ 관련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에 전기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 경쟁 제한적 규제 개선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중고차 관련 ‘자동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점검기록부)에 지금보다 더 자세한 수리 이력과 정확한 주행거리 정보를 기재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지금은 중고차의 주요 골격 부위에 수리한 적이 있는 경우에만 점검기록부에 ‘사고 이력이 있다’고 기재한다. 문짝 등 외판 부위나 범퍼 판금·용접 수리, 단순 교환은 기재하지 않는다.

이는 점검기록부상 ‘사고 이력 없음’을 ‘무사고 차량’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소비자와 사업자 간 ‘허위 매물’ 분쟁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차량 수리 정도에 따라 점검기록부에 구분해서 기재하도록 할 방침이다. 쉽게 말해, 지금처럼 골격 부위의 사고 이력 유무만 기입하는 것이 아니라 ‘중대 수리’ 또는 ‘단순 수리’ 등으로 나눠 기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고에 따른 수리 이력은 차량 부위와 상관없이 점검기록부에 모두 남게 된다.

아울러 정부는 주행거리 조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 때 주행거리와 ‘자동차 365’의 최종 주행거리를 함께 표기하도록 했다. 자동차 365는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계기판을 교체해 주행거리를 조작한 경우 자동차 365에 접속하면 과거 점검 때 기록했던 실제 주행거리를 알 수 있는데, 소비자가 이 플랫폼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날로 화면이 커지는 스마트폰을 수입할 때 받아야 하는 중복 인증규제도 개선된다. 현재는 화면 대각선 길이가 17㎝ 이상인 스마트폰은 태블릿 PC로 분류돼 강화된 인증이 필요한데, 정부는 이 기준을 20㎝로 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