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소상공인 어려움 가중
- 최상목 “위기 관리 총력 다할 것”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탄핵 정국 돌입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지면서 국내외 리스크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가 과거와 차원이 다른 ‘퍼펙트 스톰’(다발적 악재)을 맞게 됐다.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내년 1월 20일)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하는 등 국내 리더십 공백이 현실화한 상황이어서 이에 따른 경제적 후폭풍은 예상보다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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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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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기획재정부 등 경제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을 추진·발표하기보다 필수적인 경제 현안을 챙기고 위기 관리에 주력하는 데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경제 ‘비상 사령탑’ 역할을 맡아 당면 과제부터 처리·해결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함께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대외 신인도에 한 치의 흔들림이 없도록 (우리 경제를) 확고하게 지키겠다”며 “과거에도 여러 혼란이 있었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정부는 국민과 기업인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의지에도 우리 경제를 둘러싼 위기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된 뒤 정국이 격랑에 휩싸이면서 시급히 의결해야 할 주요 경제 안건은 기약없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은 신속한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최상목 부총리 “내년 예산안 신속히 확정해달라”-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관계 장관들이 성명 발표를 위해 브리핑룸으로 향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2025년 예산안이 내년 초부터 정상적으로 집행될 수 있게 신속히 확정해 주시길 요청 드린다”는 내용의 관계부처 합동 성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최 부총리가 이날 국회를 향해 “‘2025년 예산안’이 내년 초부터 정상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신속히 확정해 주기를 요청드린다”고 호소했지만, 무기한 중단된 여야 논의가 재개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도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역시 사업체 운영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탄핵 정국에 따른 경제적 혼돈이 소비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탄핵정국’ 때를 봐도 당시 소비 지표는 낮은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2016년 4분기 소매판매액(불변)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해 1분기(4.7%) 2분기(5.5%) 3분기(3.2%)에서 큰 폭으로 둔화한 것이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이 이뤄지면서 소비 지표는 더 꺾였다. 그해 1~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대 증가율로 추락했다.
다음 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제 외교’가 사실상 중단될 상황에 놓인 것은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면 미국 신정부 정책에 대응할 연말·연초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련된 핵심 의제가 대부분 정상급 외교에서 조율된다는 점에서 탄핵 정국 장기화는 향후 한국 경제에 깊은 주름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