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전 세계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자 수협 중앙회도 수산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적절한 대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회원 조합의 부실을 막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노동진 수협 중앙회 회장.

노동진 수협 회장은 9일 세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주요 사업 추진 계획과 수산 현안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고수온으로 연근해와 양식업 피해가 대규모로 늘어나고 있다”며 “자체 연구를 통해 이를 줄이는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변화는 단순히 어업인의 생계 문제를 넘어 국민의 먹거리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연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론화를 통해 대책이 실제 제도화되고 국가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수협은 전국 회원 조합의 경영 정상화 지원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구체적 방안은 ▷추가 경정 예산을 통해 마련한 500억 원을 이달 중 자회사에 출자 ▷부실채권 매입 여력을 늘리기 위해 내년에 500억 원 추가 출자 등이다. 앞서 수협은 회원 조합의 부실 채권 조기 감축 지원을 위한 대부업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창립총회를 연 뒤 ‘수협엔피엘대부’라는 법인을 지난 10월 말 출범시켰다.

아울러 수협은 경영 상태가 악화된 회원 조합에 대해서는 내년에 2030억 원의 무이자 자금을 포함, 2500억 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금액은 올해보다 7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이로써 지난해 1000억 원이었던 지원 규모는 2.5배로 확대됐다.

이날 노 회장은 수산물 판로를 해외로 더 넓히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현재 해외 8개 나라의 11곳에서 무역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중화권에만 4곳이 편중돼 수출 확대에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며 “중화권 센터 가운데 일부를 내년에 수산물 수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동이나 남미 등으로 이전해 국가별로 차별화된 수출 전략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또 국내 수산업체의 수출을 지원하는 무역지원센터와는 별개로 수협에서 직접 수산물을 수출하고 해외 현지에서 유통하는 해외 무역사업소 설치를 내년에 추진하겠다는 뜻도 천명했다.

한편 노 회장은 지난달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구을)이 수산업계를 배려하는 해상풍력 특별법을 발의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그는 “해상풍력이 국가 에너지 정책상 필요한 기반시설인 것은 맞지만 어업인의 의견도 제대로 구하지 않는 데다 수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도 없는 현재의 개발 방식은 문제가 있다”며 “이를 바로잡는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