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가 8년 만에 2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인중개사 공급 과잉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오피스텔 전세 및 임대 문구가 붙어 있는 부산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15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10월 26일 시행된 제35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는 15만469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20만59명)보다 4만5360명이 줄었다. 역대 최다였던 2021년(27만8847명)에 비하면 12만4148명이 감소했다. 응시자가 20만 명을 밑돈 것은 2016년(18만3867명) 이후 처음이다.

응시자 수가 줄어들면서 합격자 수도 감소했다. 2021년·2022년에는 26만~27만여 명이 응시해 각각 2만6915명, 2만7916명이 시험을 통과했다. 그러나 올해 합격자 수는 1만5301명에 머물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협회는 우선 공인중개사 공급 과잉을 거론한다. 자격증을 따더라도 업계 종사자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전만큼 수익을 올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협회의 분석 결과, 그동안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55만 여명이다. 반면 개업을 한 공인중개사는 13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른바 ‘장롱 자격증’ 소지자가 42만 명이나 된다는 의미다. 협회 측은 “공인중개사 합격자가 전체 경제활동 인구 70명당 1명꼴이어서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고 인식, 응시를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최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도 공인중개사 활동을 막는 요인으로 지적한다. 불황으로 거래량이 줄면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하려는 사람도 감소할 수밖에 없어서다. 협회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이던 2017년 이후에는 연도마다 부침이 있었으나 응시자가 계속 20만 명대를 유지했다. 또 2021년에는 27만884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던 2013년에는 응시자가 10만2160명에 그친 바 있다. 협회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 부진이 지속된다면 내년에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의 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