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의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된 가운데 해당 사업의 첫 시추를 진행할 노르웨이 업체 소속 선박이 부산항을 떠나 작업 해역으로 이동했다.

지난 9일 부산 남외항에 웨스트 카펠라호가 입항한 모습. 연합뉴스

17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부산 영도구 앞 남외항에 입항한 웨스트 카펠라호는 지난 16일 해당 장소를 출발해 이날 오전 9시께 포항 동쪽에 있는 ‘대왕고래’ 유망구조(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은 구역)의 시추 예정 해역에 도착했다.

대왕고래는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유망구조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말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한 첫 탐사시추 해역의 세부 좌표를 ‘대왕고래’로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카펠라호는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의 목표 지점까지 파고 들어가 시료 암석층을 확보하는 작업에 나선다. 이를 위해 오는 19일 굴착 작업부터 시작한다.

이후 정부는 시료 분석 등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첫 탐사시추 결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5년 예산안’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의 사채 발행 등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상황이어서 현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려는 이 프로젝트가 자칫 추진 동력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향후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본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에는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