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단공 부산지역본부 실증 사업
- 조선·항공·뿌리산업 공정에 투입
- 작업환경 개선·품질향상 등 효과
로봇이 부산 제조업 현장을 바꾸고 있다.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작업장이 안전하고 효율성 높은 곳으로 변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지역본부가 진행하는 ‘첨단제조로봇 실증사업’을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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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부산 강서구 미음일반산업단지 파나시아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 중인 로봇과 결과물을 살펴보고 있다. 파나시아 제공 |
18일 부산 강서구 화전일반산업단지 열교환기 제조업체 ㈜동화엔텍 공장. 공장 한쪽에 하얀 로봇이 아크 불빛을 내뿜으며 스테인리스 재질의 선박용 열교환기 용접을 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오랜 노하우를 갖춘 베테랑 용접사가 해오던 작업이다. 부품 고정용으로 붙인 임시 용접부를 제거하고 다시 용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라 숙련자가 아니면 어려움이 있었다. 이 때문에 사람을 구하는 것도 힘들었고, 안전사고 위험도 있었다.
그런데 해당 공정에 로봇이 투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하루 생산율은 30% 증가하고 제품당 용접 원가는 23.1% 절감 효과를 봤다. 그리고 균일한 용접이 가능해 용접 품질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다행인 점은 사고발생률이 확 낮아진 것이다. 동화엔텍 문영덕 부장은 “로봇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없다.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했다.
미음일반산업단지 친환경 설비 제조업체 ㈜파나시아가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선박 소부재에는 주로 고난도인 티그(TIG)용접 방식이 적용된다. 고온의 열을 정밀하게 집중시켜 열변형을 최소화하고, 결합 강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런데 이 용접법이 워낙 난도가 높아 작업 속도가 느리고, 작업자 기량에 따라 제품 품질이 크게 차이 났다. 용접사를 구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러나 이 공정을 로봇이 대신하자 이런 문제가 대부분 사라졌다. 생산성이 23.8% 올라가고, 불량률은 64.14%나 감소했다. 파나시아 김정현 대리는 “처음에는 ‘우리 작업장에 적용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매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로봇을 도입할 수 있는 추가 공정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첨단제조로봇 실증사업은 수작업 중심의 제조 환경에서 벗어나 첨단 로봇 기술을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추진됐다. 산단공 부산본부는 지난 5월부터 8개월간 국비 약 4억9000만 원을 지원받아 4개 사의 로봇 공정 도입을 지원했다. 조선 항공 뿌리산업 등 로봇 활용이 절실히 요구되는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부산 제조업 특성에 맞춘 표준 공정 모델을 활용했다.
산단공 부산본부는 이번 실증사업 참여 기업의 공정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작업 환경 개선, 안전성 강화, 품질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김은철 부산본부장은 “로봇 도입이 제조 현장에서 생산성과 작업 환경 모두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다른 제조업체도 로봇 도입을 주목하고 있다. 내년에 더 많은 기업이 첨단 로봇을 도입해 부산 제조업이 혁신과 발전을 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