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부산 등에서 관련 법규를 어긴 채 부동산 거래를 했다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지역 내 오피스텔 매수 때 해외 자금 불법 반입 및 편법 증여 의심 사례 설명도. 국토교통부 제공

22일 국토교통부는 ‘외국인 부동산 이상 거래 기획 조사’ 결과 282건의 위법 의심 거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등에 통보해 세금 추징 등의 조치를 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부동산 매수 때 내국인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자유로운 자국에서 대출을 받는 일부 외국인들의 투기 방지를 위해 2022년 11월부터 관세청과 상시 공조체계를 구축한 뒤 매년 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진행된 점검 대상에는 외국인의 주택 거래뿐만 아니라 최근 거래량이 늘고 있는 토지, 오피스텔 등도 포함됐다. 국토부는 법규 위반 정황이 드는 557건에 대한 사전 조사를 통해 282건(50.6%)의 거래에서 433건의 위법 의심 행위를 확인했다. 유형별로는 하루 반입 제한 금액인 1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직접 가지고 들어오면서 신고하지 않거나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자금을 불법 반입하는 소위 ‘환치기’ 등이 77건으로 가장 많았다. 영리활동을 할 수 없는 방문취업 비자(H2) 등으로 체류하며 임대사업을 한 사례는 15건이 적발됐다. 부모-자식, 법인-법인대표 등 특수관계인 사이 편법 증여 의심 사례도 15건이었다. 개인사업자가 금융기관에서 ‘기업 운전자금’ 용도로 대출받은 뒤 실제로는 부동산을 사들인 사례는 7건으로 파악됐다.

위법 의심 행위 433건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192건(44.3%)으로 최다였다. 다음으로는 미국인 100건(14.9%), 호주인 22건(5.4%) 등이었다.

부산에서는 한 외국인이 지역 내 오피스텔 분양권을 같은 국적의 매도인으로부터 4억7000만 원에 매수하는 과정에서 계약금 및 중도금을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진술했으나 현금 인출 내역 등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또 가족으로부터 3억 원을 차입한 사실이 드러나 해외자금 불법 반입 의심 및 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 혐의를 받게 됐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앞으로는 신규 택지 후보지 내 이상 거래, 기획부동산 등에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 질서 교란 행위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