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 가구 간 연소득 격차가 역대 처음으로 2억 원을 넘어섰다.

이들 계층의 자산 격차도 15억 원 이상 벌어졌다. 우리 사회에서 이미 고착화된 ‘양극화’ 문제가 개선은커녕 오히려 심해진 것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5일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 조사 결과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0분위(소득 상위 10%)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2억1051만 원으로 전년(1억9747만 원)보다 1304만 원(6.6%) 늘었다. 이들 가구의 연평균 소득이 2억 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소득 종류별로 보면 재산소득이 전년보다 459만 원(24.7%) 급증하며 10분위 가구의 전체 소득 증가세를 주도했다. 근로소득은 572만 원(4.1%) 늘었고 사업소득도 262만 원(7.5%) 증가했다.

지난해 1분위(소득 하위 10%)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1019만 원으로 역시 전년보다 65만 원(6.8%) 늘었다. 다만 소득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소득 상·하위 10% 간 소득 격차는 2억32만 원으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2억 원을 돌파했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커진데다 고소득자의 이자·배당수익 등 재산소득이 불어나면서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득 격차는 자산 양극화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소득 상위 10%의 자산은 16억2895만 원으로 소득 하위 10%(1억2803만 원)보다 15억92만 원 많았다.

지난해 한국조세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를 봐도 한국의 전체 부(副) 가운데 상위 1%가 차지한 비중은 25.4%, 상위 10%는 58.5%에 달했다. 반면 하위 50%의 비중은 5.6%에 불과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더 심해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실종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주요 국정과제로 ‘양극화 해소’를 제시한 이후 3주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관련 정책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