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대기업의 ‘제조업 생산’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세 덕분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제조업 생산은 내수 부진 탓에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대기업의 제조업 생산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한 114.8(2020년=100)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1~11월 기준 최대치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황을 누린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연간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43.9% 급증한 1419억 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반면 지난해 1~11월 중소기업의 제조업 생산 지수는 2023년 1~11월보다 0.9% 줄어든 98.1에 그쳤다. 2015년 이후 1~11월 기준 최저치다.

특히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은 2023년(-1.3%)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기업 호황과 달리 중소 제조업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다.

수출 호조세의 덕을 본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생산이 후퇴한 것은 내수 부진 장기화 때문으로 일단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069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내수 부진’은 경영 애로사항(복수 응답) 1위(64.6%)로 꼽힌 바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 격차는 근로자 간 소득 격차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전체 임금에서 성과급 등 특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300인 미만 사업체보다 더 크다. 전년 실적을 토대로 대기업의 성과급만 늘면 역대급 불황을 겪은 중소기업 근로자와의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