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이 WTO 사무국에 통보한 기술 규제 건수가 4300건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2월 WTO 회원국이 무역기술장벽(TBT) 협정에 따라 통보한 기술 규제가 총 4337건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직전 최고치였던 2023년(4068건)보다 약 6% 증가한 수치다. 최고 기록을 2년 연속 갈아치운 셈이다.

WTO 회원국은 무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 규정, 표준, 적합성 평가 절차 등 기술 규제를 제·개정할 경우 TBT 협정에 따라 WTO에 의무적으로 통보해야 한다.

TBT 통보 건수는 2005년까지만 해도 905건으로 1000건 미만이었다. 하지만 ▷2010년 1874건 ▷2018년 3065건 ▷2021년 3966건 ▷2022년 3896건 ▷2023년 4068건 등 가파르게 늘었다.

국가별로는 우간다(426건) 미국(419건) 탄자니아(326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통보 건수 비중은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식의약품(21.8%) 농수산품(21.2%) 화학세라믹(15.9%) 순으로 많은 기술 규제가 통보됐다.

특히 한국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10대 수출국과 5대 신흥국을 함께 일컫는 ‘15대 중점국’이 통보한 기술 규제는 1149건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미국은 에너지 효율 규제, 교통안전 관련 규제를 신설·강화하는 등 15대 중점국 중 여전히 1위를 차지했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은 국가표준 및 강제 인증(CCC) 등을 제정·개정하는 등 전년(70건)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191건을 통보하며 그 뒤를 이었다.

유럽연합(EU)과 인도는 각각 62건, 36건을 통보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15대 중점국이 통보한 분야는 화학 세라믹(17.1%) 식의약품(15.7%) 전기·전자(15.1%) 등의 순이었고 이 가운데 미국과 EU 등에서 통보한 화학물질 관련 규제가 가장 많았다.

진종욱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우리나라 수출의 1, 2위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교역국을 중심으로 많은 기술 규제가 통보되고 있다”며 “산·학·연·관이 공동 대응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