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모든 대리점에 일률적으로 연대보증인 설정을 강요한 혐의로 정부 제재를 받게 됐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법을 위반한 오비맥주에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시정명령의 주요 내용은 ‘행위 금지·계약조항 수정 및 삭제’ 등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오비맥주는 2016년 2월부터 현재까지 452개 모든 대리점에게 복수의 연대보증인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연대보증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폐해가 크다고 인식돼 모두가 기피되는 제도다.

특히 오비맥주는 대금 채권 미회수 위험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158개 대리점까지도 연대보증인 총 203명을 설정하도록 했다.

월평균 매출액을 초과하는 ‘물적담보’와 담보율·연체율·판매량 등에 따라 주류를 주문할 수 있는 한도인 ‘채권한도’가 동시에 설정된 대리점은 미회수 위험이 충분히 관리될 수 있는 데도 과도하게 담보 부담을 지운 것이다.

아울러 오비맥주는 같은 기간 436개 대리점의 연대보증인 622명에 채무 최고액 한도를 특정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만약 대리점주가 대금 채권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연대보증을 선 이가 무한 책임을 지고 전액을 갚아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공정위는 “오비맥주의 대리점들은 연대보증인을 찾기가 어려워 대리점 개설·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공정위에 따르면 연대보증인 622명 중 95%인 591명은 대리점 소속 직원의 배우자 등 가족이었다.

공정위는 오비맥주의 이러한 행위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에게 불이익을 준 행위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대리점이 부담하던 과중한 담보를 해소해 대리점의 권익을 보호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