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 관련 용역 이달 3일 시작
- 최종 결과 1년 이상 걸릴 가능성
- 법안 지연·지역갈등에 차질 우려
부산 등 발전소 소재 지역의 숙원인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가 또 먹구름에 휩싸였다.
지역에서 반대하는 ‘차등요금제 3분할(수도권·비수도권·제주) 적용’ 방식이 그대로 시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데다, 제도 시행 자체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부산처럼 전력자급률이 높은 지역에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더 많이 주도록 의무화하는 법안도 지난해 10월 정치권에서 발의된 이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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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집합 건물에 설치된 전력량계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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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력 당국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국전력(한전) 산하 한전경영연구원은 설 연휴 직전(지난달 20일) 발간한 ‘2025년 전력산업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서 “지역에 따라 발전기 정산 금액을 차등해 가격(전기요금) 신호를 지역별로 부여하기 위한 논의(차등요금제 논의)가 (정부 내에서) 진행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수도권 비수도권 제주 등 3개 권역을 (차등요금제 적용 기준으로) 설정하는 방식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전경영연구원이 정책 결정의 권한을 가진 정부 내 부처·기관은 아니지만, 비교적 최근에 나온 이번 전망은 한전과 함께 차등요금제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인 정부가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3분할 방식에 큰 변화를 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원은 이같이 전망한 이유로 ▷제도 구현(적용) 용이 ▷가격 변동 위험 저하 등을 꼽았다. 적용 대상을 3개 권역으로 단순화하면 제도 시행 초기 각종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하지만 3분할 방식이 그대로 적용되면, 가령 전력자급률이 높은 부산(2023년 기준 174%)과 대전(3%)이 ‘비수도권 지역’으로 같이 묶여 ‘전력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일수록 전기요금을 낮게 책정한다’는 차등요금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
연구원은 “차등요금제와 같은 새로운 제도는 올해 국내 전력산업에 큰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제도 시행 자체가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한전은 3분할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차등요금제 적용 기준을 어떻게 세분화할 것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12월 연구 용역을 공고했다. 이 용역은 사업자 선정을 거쳐 지난 3일 시작됐다. 하지만 기간이 최장 1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지난해 5월 “2025년 상반기부터 도매시장(한전이 발전사 등으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단계)에 차등요금제를 우선 적용한 뒤 2026년 소매가격을 지역별로 각각 다르게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3분할 방식을 둘러싼 지역별 이해관계와 여러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일정을 맞추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산업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5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서 “연내에 도매시장부터 지역별 (차등) 가격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2025년 상반기’에서 ‘연내’로 바뀐 것이다.
차등요금제 적용 기준을 전력자급률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 지난해 10월 발의)도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야 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